아모레퍼시픽도 1000여개 점포 정리 미국 등으로 새로운 돌파구 모색

[비지니스코리아=허성수 기자] 한국 기업들이 코로나19와 함께 높은 관세와 더불어 세계무역전쟁까지 악재가 겹치자 탈중국 대열의 선봉에 섰다고 일본의 저팬타임즈가 최근 보도했다.

롯데그룹은 중국 본사 철수를 위한 마지막 정리작업과 함께 동남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익명을 요청한 내부 관계자가 말했다. 

롯데마트
▲중국에서 문을 닫고 철수를 준비하는 롯데백화점(사진출처=저팬타임즈)

아모레퍼시픽그룹도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중국 소비자들의 신뢰가 악화되면서 1000여개의 점포를 정리했다. 

한편, 삼성디스플레이와 LG전자도 값싼 제품을 내놓는 중국 현지 경쟁업체들에게 밀리고 중국의 지속적이고 광범위한 록다운 조치가 초래한 불확실성 때문에 일부 공장 문을 닫고 있는 중이다. 

과거 KOTRA 상하이-베이징 사무소 대표를 지낸 스코트 김은 "중국은 더 이상 한국에게 기회의 땅이 아니다"며 "제로 코로나정책이 너무 지나친 데다 중국기업들이 한국 기업들을 턱밑까지 따라와 있어 중국에서 돈을 벌겠다는 환상은 버리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화장품, 패션에 힘입어 황해 건너 거대한 소비자 천국을 믿고 지난 수십년간 서구의 기업들과 협력해 미래 성장을 기대하며 엄청난 투자를 한 한국기업들에게 중국의 변화무쌍한 바다였다.

중국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2021년 중국의 소매업 판매실적 총액은 화장품 소비를 위한 지출에 4026억 위안을 포함해 44조 위안(6조6000억달러)에 달했다.

중국을 철수한 한국기업들이 베트남 등 여러 나라들로 진출하며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2017년 한국과 한국기업들은 중국정부에게 눈엣가시가 되고 말았는데 그해 중국은 한국이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를 수용한 것에 대한 분풀이로 소비자들에게 불매운동을 하도록 노골적으로 부추겼다. 서울과 워싱턴의 긴밀한 관계는 중국과의 긴장을 지속적으로 고조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조사한 한국기업 131개중 약 86%가 중국에서의 사업조건이 과거 10년에 걸쳐 악화됐다고 대답했다. 정치적 리스크가 가장 큰 이유였고, 그 다음순으로 외국기업들에 대한 차별, 미·중무역전쟁, 엄격한 환경규제 및 높은 생산비로 나타났다. 

전경련 한종훈 사무부총장은 한국기업들이 한번 중국을 철수하면 다시 신규 투자를 하러 돌아가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롯데는 2008년부터 중국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하며 사업을 확장해오다가 2017년 한국 정부 요청에 따라 미군 미사일 방어기지(사드)로 롯데 골프장 부지를 제공하면서 제동이 걸리고 말았다. 사드기지를 자국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한 중국한테 찍힌 후부터 롯데의 사업은 회복 불가능한 상태에 빠져들었다. 앞으로 중국에서의 사업전망에 대해 롯데 측은 논평을 거부했다. 

아모레퍼시픽은 미사일 방어시스템 논란이 일기 전 2016년 한 해 동안 한국의 해외 최대 시장이었던 중국에서 2080억원을 벌었다. 그 후 중국 내 수요가 타격을 받고 한국여행을 통한 면세점 판매실적도 추락하면서 지금은 미국과 동남아시아로 시장을 확장하는 한편, 온라인 판매와 설화수 등의 프리미엄 브랜드에 집중하고 있다. 

한편,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을 전기자동차 생산과 공급망 중심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후 현대차그룹은 미국에 2025년까지 1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고,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오스틴에 170억달러 규모의 첨단 반도체공장을 세우겠다고 발표했다. 

한국기업은 물론 어느 나라 기업이든 중국과의 관계를 완전히 끊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전북대 국제무역학과 최남석 교수는 전기자동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흑연과 같은 원자재를 비롯해 가장 요긴한 228개의 수입물품 중 약 80%가 중국산이라고 말한다. 

한국정부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애쓰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정부는 민간기업들로 하여금 반도체, 배터리, 석유화학, 자동차 등에 필요한 핵심 원자재의 수입원을 다변화하도록 지원하기 위해 태스크포스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칠레의 SQM과 리튬을 공급받기 위한 계약을 체결하는 등 기업들이 나름대로 대체 공급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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