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기질이 예민하거나 스트레스에 민감한 사람일수록 소화계 질환을 앓는 경우가 많다. 스트레스성 위염이나 위궤양, 과민 대장 증후군 등의 대표적인 소화계 질환 이름만 봐도 ‘스트레스성’, ‘과민’과 같은 단어가 포함되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신체 역시 예민한 체질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 한의학적으로 봤을 때 위장의 운동성이나 소화액 분비는 감정 동요와 크게 관련되어 있어 더욱 그렇다. 이 경우 단순히 소화계 질환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한 곳에 열감이 쏠리는 증상, 얼굴이 금방 붉어지는 상열감 등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위장 기능성은 저하될수록 이러한 증상들이 더욱 두드러진다.

일시적인 스트레스가 원인이라면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원인을 해결하면 증상이 사라진다. 하지만 만성적인 스트레스가 원인이라면 이와 같은 질환은 점점 더 심화된다. 최근에는 담적병과 역류성식도염도 대표적인소화계 질환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이와 같은 질환은 방치하면 방치할수록 점점 더 심각해지고 다른 질환을 유발하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하다.

담적병은 위장벽에 음식물 찌꺼기가 붙어 딱딱하게 굳고 부패하는 증상으로, 증상이 심각해지면 이렇게 쌓인 담적들이 림프액이나 체액을 타고 온몸으로 번져 각종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역류성식도염 증상은 제때 소화되지 못하고 위장 안에 쌓인 음식물이 부패하며 가스를 발생시키고, 이로 인해 위장 내 압력이 높아져 위산이 역류하면서 식도 염증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이 또한 담적병과 병발하게 된다.

위의 질환들은 초기에 소화불량, 복통 등 가벼운 증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알아차리는 게 쉽지 않다. 하지만 질환이 심각해짐에 따라 어깨가 결리고 손발이 저리거나, 어지럽고 머리가 아프며 밤에 제대로 수면하지 못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무엇보다 괴로운 것은 입냄새인데, 다른 증상보다도 일상생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예민한 기질을 가지고 있다면 더욱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담적병이나 역류성식도염이 스트레스로 인해 더욱 심화되는 악순환을 낳게 된다.

소화계 질환 치료를 위해서는 식이요법 및 운동과 더불어 적절한 치료가 동반되어야 하는데, 양방치료에 실패해 한의원에 내원하는 환자들이 굉장히 많다. 단순히 담적을 제거하고 각종 증상을 완화하기만 해서는 절대 완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한의학 치료는 크게 한약처방과 침구치료, 온열요법으로 나누어 환자 개인의 증상, 상태, 체질에 따라 세 가지 방법을 적절히 조합하게 된다.

한약처방은 위장 기운을 강화하고 소화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적절하면서도 환자에게 맞는 약재를 선별하고 배합하여 처방한다. 비교적 초기 증상의 환자는 한약처방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침구치료는 위장 관련 경혈에 침을 놓아 위장의 운동성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데, 이미 증상이 많이 진척되어 다른 질환 및 증상까지도 나타나는 경우 한약치료와 침구치료를 병행하여 집중적으로 실시하게 된다. 온열요법은 배에 뜨거운 뜸을 떠 위장으로 몰린 체열을 해소하는 것으로 급격적으로 증상이 나타났거나 급성 소화력 저하가 나타난 환자에게 시행한다.

증상 진척도에 따라 치료 기간과 비용, 완치의 난이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되도록 초기에 진료를 받는 것을 권한다. 평소 소화기관이 좋지 않다면 의심스럽다고 생각되는 즉시 한의원을 찾아야 한다.

도움말: 제일경희한의원 대표원장 강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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