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 강호동‧강성채 후보VS‘대세론’ 이성희‧최덕규 후보

[비지니스코리아=정민희 기자] 오는 2020년 1월 31일 한달 뒤 치뤄지는 제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앞두고 농협중앙회는 물론 전국 단위조합들의 선거 열기가 후보자간 과열 양상을 띄고있다. 전국 234만명(1118개 지역조합) 농업인과 약12만명의 임직원 대표자를 뽑는 선거로 산적한 농업·농촌 현안을 앞두고 치뤄 진다.

이번 선거는 ‘공공단체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 개정후 처음으로 실시되는 것으로 예비후보자제도가 도입됐으며 오는 19일부터 예비후보자 등록을 할 수 있다. 이번 선거에 출마하는 예비후보자는 전화(문자)와 정보통신망을 이용하거나 농협중앙회가 사전 공개한 행사 장소에서 명함을 배부하며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농협 회장선거는 전국 234만명의 조합원과 1118개 지역조합 가운데 대의원에 속한 293명이 4년 마다 한 번씩 투표권을 행사하는 간접선거로 치러진다.

이번 선거는 구태의연(態依然)했던 그동안의 농협중앙회장 후보자들 보다 참신하면서 개혁과 혁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게 반영될 것이라는 분석이 조합 내부로 부터 나오고 있다. 그동안 필수였던 학연‧지연, 유력후보 줄서기, 지역구도 등 조합과 조합원들의 산적한 고민들 과는 거리가 먼 구태로는 대의원들의 표심을 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 농업은 사상 최대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 10월 우리정부가 WTO(세계무역기구)개도국 지위를 포기하면서 20여 년 간 누렸던 다양한 우대조치를 내려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종 협상안에 잉크가 마르기 전까지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통합하고 정부와의 협상을 주도할 수 있는 인물이 농협 회장으로 선출된다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목소리에 기인한다.

이번 농협회장 선거에서도 예전처럼 다양한 후보들이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개혁과 대세론이 눈에 띈다. 두 단어를 대표하는 후보군으로 강00(경남합천율곡농협) 조합장과 강00(순천농협) 조합장, 이00(전 성남낙생농협) 조합장과 최00(전 합천가야농협) 조합장이다.

이들은 ‘새로운 젊은 피’를 내세우는 조합원들의 염원인 개혁적 활동으로 ‘인지도’ 면에서 주목을 받는 가운데 확연히 구분되는 분위기 속에 개혁의 목소리를 내는 조합원들 평가이다.

‘새로운 젊은 피’ 수혈을 외치고 있는 일부의 조합원들은 강00 조합장 타 후보들에 비해 젊은 점이 강점이라는 평이다. 농협중앙회 이사로 지역 조합장들과의 교류를 통해 인지도를 넓히고 있고 대의원이 가장 많은 영남 후보라는 것이 이점이다. 특히 농협에서 직접 농사를 지어 판매부터 유통까지 책임지는 생장물사업을 전국 최초로 시작한 인물로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강00 조합장은 순천지역 14개 농협을 통폐합해 자산규모 2조2000억원, 조합원 1만8000여명의 전국 최대 규모이자 국내 최대 농협으로 키웠다는 점에서 ‘통합’과 ‘리더십’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특히 도시와 농촌상생사업인 ‘농촌인력지원사업’을 통해 7만6000여건의 일자리를 중개하고 ‘남도김치’와 ‘순천햅쌀’ 등 자체 브랜드를 통해 안심 먹거리를 제공하는 등 농업환경을 급변하는 소비트렌드에 잘 맞춰 대응했다는 노력을 인정받고 있다.

또 개별농가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전국 최대 규모의 ‘파머스마켓’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면서 농산물 유통 분야의 전문가 입지를 공고히 했다는 평가다.

그동안 ‘양강’으로 분류돼 있는 두 후보와 달리 ‘대세론’에 단골로 거론되는 이00‧최00 전 조합장은 인지도 면에서 많이 앞서 있다는 평가다. ‘대세론’의 이 전 조합장은 2번의 회장선거 출마, 특히 지난 2016년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2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인지도 면에서는 가장 선두에 있다는 평가다.

이 전 조합장은 하지만 MB정권의 후광을 입었던 것으로 알려진 최00 전 회장 시절 감사위원장직을 수행하는 동안 ‘농협비리’를 덮었다는 의혹이 언론으로 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어 대의원들의 표심을 어떻게 끌고 올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최00 조합장도 인지도 면에서 뒤지지 않는다. 이00 조합장과 함께 지난 2016년 농협회장 선거에 출마해 현직 김00 회장과 함께 3파전을 치러 1차 투표에서 3위에 올랐다는 점에 기인한다. 또 현재 영남지역에서 가장 강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그러나 최 후보도 직전 농협회장 선거에서 김병원 회장의 당선을 도왔다는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는 점이 단점이라면 단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두 후보군 외에도 이00(아산송악농협) 조합장, 유00(정읍농협) 조합장 등도 각자의 장점을 내세워 이번 농협회장 선거에서 대의원 표심잡기에 나설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조합원들을 비롯한 농협중앙회 안팎에서는 경기‧충정을 묶은 중부권과 영남, 호남으로 지역적 대결 양상으로 내부에서는 3파전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속에서 곧 있을 법원의 직전 농협회장 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비리 혐의 재판 결과에 따라 다양한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번 회장 선거에 관심이 높은 조합원들과 농협중앙회 안팎의 관측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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