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태 분식회계추방연대 대표 주장..."영업이익이 영업활동현금흐름보다 많은 것은 가공매출채권 탓"

[비지니스코리아=정민희 기자] 국내 기업들의 3분기 영업실적이 발표된 가운데 화학업계 매출규모 2위인 롯데케미칼이 2000억원 규모의 허위매출채권으로 활용해 이익을 부풀린 게 아닌가 하는 분식회계 의혹을 사고 있다.

21일 김영태 분식회계추방연대 대표가 국내 5대 화학업체의 영업실적 발표를 토대로 비교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이코리아에 기고한 글에 따르면 매출액 규모에서는 LG화학이 지난해 28조원으로 롯데케미칼의 16조원에 비해 거의 두 배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에선 롯데케미칼이 LG화학보다 항상 약간 적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올해 3분기에는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이 LG화학을 앞서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롯데케미칼의 2019년 3분기 영업이익과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좀더 자세히 살펴 본 결과 이 회사의 영업이익이 영업활동현금흐름보다 더 많은 비정상적인 모습을 보여 분식회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김 대표가 제기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이란 투자활동 현금흐름, 재무활동 현금흐름과 함께 현금흐름표를 구성하는 3개 항목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시장예측을 잘못해 재고자산이 늘어나거나 결제조건이 악화돼 매출채권(외상매출금.받을어음)이 증가하는 등 운전자금 부담이 연초에 비해 늘어난 경우 영업활동 현금흐름의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김 대표의 분석에 따르면 LG화학의 연도별 영업이익을 지난 2015년 20조원 매출에 영업이익 1조 8000억원, 2016년 20조65000억원 매출에 영업이익이 약 2조원, 2017년 매출 25조원에영업이익 2조 9000억 원, 지난해에는 매출 28조원에 영업이익 2조 2000억원을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전년의 9%보다 낮은 8%로 내려앉았다.

올해는 경영환경이 악화되면서 매출액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영업이익률이 4.4%로 급락하고 영업이익도 지난 2015년에 비해 반 토막이 난 상태다.

이러한 LG화학과는 달리 롯데케미칼은 지난 2015년 이래 매출이 LG화학의 절반수준이지만 영업이익에선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해마다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률이 LG화학보다는 높은 것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김 대표는 분석했다.

그런데 올해 들어서는 경영환경악화로 LG화학이 영업이익 등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 비해 롯데케미칼은 LG화학을 뛰어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누적 영업이익을 보면 롯데케미칼은 9,564억원으로 LG화학 9,231억원보다 333억원 더 많았다. 더욱이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롯데케미칼이 6,418억원으로 LG화학 5,429억원보다 989억원이나 더 많아 영업이익규모면에서는 업계 선두로 올라섰다.

롯데케미칼은 영업이익률이 높다고는 하지만 반토막 매출에도 영업이익에서 업계 경쟁사인 LG화학을 앞섰다는 게 쉽사리 납득이 가지 않아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과 영업활동현금흐름을 비교했다. 그 결과 롯데케미칼은 일반적이지 않게 영업이익이 영업활동현금흐름보다 더 많은 비정상적인 모습을 나타나 김 대표는 “분식회계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고 의혹을 제기한 것.

김 대표는 또 이 원인을 찾기 위해 재무상태표에서 매출, 재고자산 등을 살펴본 결과 2000억 원 규모의 매출채권이 허위로 잡힌 것 같다고 분석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전년수준의 매출액을 유지하기 위해 생산을 합리적으로 조절하지 못해 재고자산이 늘고 매입채무 감소가 발생했다. 하지만 올해 3분기 재고자산은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이지만 매출채권은 1조 5000억 원에서 1조 7000억 원으로 2000억 원이 증가했다는 것, 이에 따라 전년보다 줄어야 할 재고자산이 오히려 올해 3분기에 2000억 원이나 증가한 매출채권 잔액은 비정상적인 숫자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 김 대표의 주장이다.

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률이 높을 수는 있겠지만 반토막 매출에도 영업이익에서 동 업계 경쟁사인 LG화학을 앞섰다는 점을 두고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더욱이 롯데케미칼을 둘러싼 의혹은 현재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허수영 전 롯데케미칼 사장 사건을 다시 수면위로 올리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허 전 롯데케미칼 사장은 회계장부를 허위로 작성해 270억원대의 법인세를 돌려받은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됐고 1,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후 대법원 최종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회계장부 건으로 법정 다툼을 해온 것만으로도 롯데케미칼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차에 또다시 분식회계 의혹이 불거진 상황이라 그 진실을 두고 업계의 이목이 쏠려 있다.

저작권자 © Businesskore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