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협회 설문조사, "일 수출 규제 계속되면 감내 가능한 최대 기간 8개월"

[비지니스코리아=윤영실 기자] 국내 벤처기업 80% 이상이 일본의 수출규제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지속할 경우 이들 벤처기업들이 감내할 수 있는 최대 기간을 8개월로 전망했다.

일본의 수출규제 대상이 된 3개 품목을 포함해 향후 추가적인 규제 확대가 예상되는 소재분야의 국산화 가능 여부에 대해 `3~4년 안에 국산화가 가능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42%로 가장 많았다.

일본 수출규제(반도체 관련 소재 3개 품목)에 따른 벤처기업의 영향
일본 수출규제(반도체 관련 소재 3개 품목)에 따른 벤처기업의 영향

벤처기업협회는 지난달 17~25일 벤처기업 335개사의 대표 및 임원을 대상으로 일본 수출규제에 관한 현장 체감도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5일 발표했다.

설문은 지난달 1일 일본 정부가 발표한 수출규제 3개 품목(불화수소·포토레지스트·플루오린 폴리이미드) 관련 기업 14개사, 화이트리스트 배제 관련 기업 48개사, 향후 다른 국가로 무역규제가 확대될 경우 직·간접적 영향을 받는 기업 243개사 등 총 3개 분야로 나눠 진행됐다.

응답기업 335개 중 일본의 수출규제 3개 품목과 관련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14개, 화이트리스트 추가 제외로 인한 관련 기업은 48개, 향후 타 국가로 무역규제가 확대될 경우 직간접적으로 관련된다고 응답한 기업은 243개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 중 일본의 수출규제가 자사에 미치는 영향이 `부정적`이라는 응답한 비율은 80~90%였으며, `긍정적`이라는 응답은 4~14%에 그쳤다.

해당품목의 수출규제가 지속될 경우 기업이 감내가 가능한 최대 기간은 평균 6~8개월로 응답했다.

기업의 대응책으로는 ‘수입선 다변화’(32~38%), ‘신제품 개발’(24~25%), ‘연구개발 및 설비투자 확대’(21~24%) 순이으로 꼽았다. ‘없다’(8.5~9.5%)고 답한 곳도 있었다.

일본 화이트리스트 제외 관련 벤처기업의 영향
일본 화이트리스트 제외 관련 벤처기업의 영향

정부에 희망하는 대응으론 ‘제조 및 기술벤처 육성을 위한 투자·자금·연구개발(R&D) 지원’이 70~75%로 가장 많았다. ‘경영안정자금 및 세제징수 유예 등 지원’(16%), ‘수출입 제품 및 기술 인증 관련 규제 개선’(4~13%)이 뒤를 이었다.

규제 대상 소재의 국산화 가능 여부에 대해서는 ‘3~4년 내 국산화 가능’이 42.9%로 가장 많았고 ‘1~2년 내 가능’(35.7%), ‘5~10년 내 가능’(14.3%)이 뒤를 이었다.

한편 같은 기간 벤처기업협회 빌스클럽(학계·업계·정계 주요 인사 29명) 대상 설문조사도 진행됐다. 학계·업계·정계의 주요인사 29명 등으로 구성된 빌스클럽은 벤처생태계의 혁신성장 주도를 위해 2018년 2월 출범한 민간 중심의 벤처정책자문단이다

빌스클럽 회원들 중 70.6%가 ‘일본 수출규제가 벤처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부정적’이라 답했다. 또 1년 이상 장기화 가능성에 대해선 ‘낮다’(47.1%), ‘높다’(35.3%) 순으로 답했다.

해결방안으로는 ‘정부의 외교적 해결을 위한 다양한 옵션 실행과 시장 안정화 방안 발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국산화 전략과 글로벌 협력 전략’을 병행 추진하고 이를 위한 선결과제로 ‘우수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 정책 마련’ 및 ‘오픈이노베이션(대기업-중소벤처기업 간 개방형 혁신) 활성화’ 등을 제시했다.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은 “협회는 벤처기업과 대기업이 동등하게 협력해 벤처기업이 장기간 R&D를 통해 개발한 제품으로 대기업의 기술수준을 배가시키는 ‘팀코리아(Team Korea)’ 전략을 지속적으로 호소해 왔다”며 “이번 수출규제가 단기적으로 관련 기업에게 위기임이 분명하지만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을 통해 기술력 및 혁신역량을 보유한 벤처기업을 육성하여 핵심소재 국산화를 이뤄내고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기술보증기금도 일본 수출규제로 피해를 보는 벤처·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전무이사를 단장으로 한 비상대책단을 가동한다고 이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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