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사장단회의서 공격적 성장 주문

신동빈 롯데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비지니스코리아=윤영실 기자] 롯데그룹이 23일 올해 첫 사장단 회의를 열어 계열사 간 사업 현안을 점검하고 혁신 과제를 논의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석방된 후 첫 사장단회의다.

롯데는 이날 서울 잠실에 위치한 롯데월드타워에서 ‘2019 상반기 LOTTE VCM’(Value Creation Meeting)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신 회장을 비롯해 계열사 사장단, BU 및 지주 임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신 회장과 계열사 사장단을 포함한 경영진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2018 상반기 VCM 이후 1년 만이다. 롯데는 2018년부터 매년 상반기 VCM은 모든 계열사가 모여 그룹의 새해 목표 및 중장기 성장전략을 공유하는 자리로, 하반기 VCM은 사업군별로 모여 각 사 현안 및 중기 전략을 공유하고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성장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로 운영하고 있다.

신 회장은 이 자리에서 롯데가 맞이할 미래의 변화를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문구인 ‘대상무형(大象無形)’에 비유했다. 형태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크고 무한하다는 의미다. 신 회장은 “시장의 변화와 경쟁기업에 대한 구제적인 대응 전략을 설명할 수 없다면 심각한 위기가 도래할 것”이라며 어느 때보다 큰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신 회장은 각 계열사에 적극적인 투자, 선택과 집중, 공격적인 성장 전략을 강하게 주문했다. 특히 “다가올 사업 환경 변화에 대응하려면 기존의 틀과 형태를 무너뜨릴 정도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신 회장은 강조했다.

신 회장은 각 사의 대표이사들에게 미래변화에 대해 상황별 준비를 해야한다며 ▲5년, 10년뒤 어떠한 사회가 될 것인지 ▲우리 회사는 그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회사가 될 것인지 ▲이를 위한 명확한 비전과 구체적인 전략은 무엇인지 ▲고객, 시장의 변화와 경쟁사에 대한 대응전략은 무엇인지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만일 명확한 비전과 구체적인 실행전략을 설명할 수 없다면 심각한 위기가 도래할 것”이라며, 각 사별 즉각적인 실행을 촉구했다.

성장전략 수립을 위한 가이드라인으로 신 회장은 미래성장을 위한 투자를 강조했다.

신 회장은 소극적인 투자에 대해 강하게 질책했다. “최근 그룹의 투자가 시기를 고민하다 타이밍을 놓치거나 일시적인 투자만 하는 등 소극적인 경향이 있다”며 “투자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특히 유통 분야 성장 전략으로 추진 중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에 더 적극적인 투자를 촉구했다. 신 회장은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해 롯데는 정보기술(IT) 투자율이 낮고 투자 분야도 한정적”이라며 “(IT를 이용해) 롯데의 자산인 빅데이터와 오프라인 매장, 물류 인프라가 고객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진한 사업은 정리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침체된 기업의 대명사였던 마이크로소프트가 과감한 사업 전환과 부진 사업 합리화를 통해 지난해 말 글로벌 시총 1위로 올라섰다”며 “롯데도 성장 가능한 영역에 집중하고 사업 합리화 검토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VCM에 참석한 한 임원은 “지난 연말 인사로 바뀐 새 사장단을 향해 ‘경기 전망이 좋지 않다고 단기 투자나 현재 실적에 안주하지 말고 선제적으로 투자해 변화하라’는 점을 당부한 자리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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