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S '역대급 장애' 원인 발표 없어..."운영·보안 최고 무색"

 

[비지니스코리아=김은진 기자]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웹서비스(AWS) 네트워크 장애로 22일 국내 주요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가 일제히 멈춰서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8시 50분께부터 서비스 접속에 문제가 생긴 암호화폐거래소는 업비트, 코인원, 고팍스, 비트소닉, 코인레일, 오케이코인, 체인비, 코인플러그, 비트랜드, 한빗코, 올스타빗 등이다. 대부분 AWS 서울리전 고객이다.

이른바 '빅4' 거래소 가운데 빗썸과 코빗 등의 거래는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쿠팡·배달의민족 등도 집단 접속 불가 상태를 맞았다. 이날 오전 10시10분 기준 당근마켓, 번개장터, 빙글 등 등 주요 웹사이트·애플리케이션도 접속 장애를 겪고 있다. 해당 사이트에 접속할 시 “502 Bad Gateway”라는 안내가 뜰 뿐이다.

쇼핑대목인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둔 쿠팡은 이날 출근시간에 1시간 넘게 웹사이트와 모바일앱이 접속불능 상태였다. 이 회사 관계자는 "아직 피해규모조차 추산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카이저, 열혈강호m 등 넥슨의 7개 모바일 게임에서도 접속 장애가 빚어졌으나 지금은 해결된 상태다.

이번 사고는 AWS의 한국·중국·일본 등 아시아지역 네트워크 문제로 인한 긴급 장애 점검에 따른 것이다.

접속 장애가 발생한 시간은 이른 아침 2시간여에 불과했으나 출근길 영문도 모른 채 거래가 막힌 이용자 불만이 속출했다.

24시간 거래가 이뤄지고 시세변동폭이 큰 암호화폐 거래 특성상 여파가 상당했다. 거래는 재개됐으나 피해액 산출이 어려워 이용자 보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AWS는 아마존이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다. 전세계 클라우드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이 자체 데이터센터 구축이나 서버 설치 없이 온라인으로 컴퓨팅 자원을 활용한다. 데이터센터 구축에 따른 설비투자나 공간 문제, 관리 인력 채용 등 부담을 줄일 수 있어 최근 온라인 서비스 분야에 도입이 빠르게 늘고 있다.

업비트, 코인원, 고팍스 등 상당 수 암호화폐거래소도 빠른 서비스 론칭과 비용 절감을 위해 AWS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순간 거래량 폭증에 대응해 컴퓨팅 자원을 유동적으로 활용 가능하다는 점 역시 클라우드 서비스 강점이다.

국내에서 AWS를 이용하는 업체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을 비롯해 수천여곳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돼 이번 장애로 인한 피해규모가 상당할 전망이다. 특히 AWS가 '12개월 무료이용' 등 물량공세를 펼치는 바람에 시스템을 통째로 맡겨버린 IT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들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시스템 보안과 안정성 측면에서도 영세 업체보다는 글로벌 대기업인 아마존의 직접 관리가 유리하다는 평가였으나 이번 사태로 신뢰에 금이 간 셈이다.

IDC 기반 자체 서버를 가동하는 빗썸은 이번 사태에서 비껴갔다.

빗썸 관계자는 “거래 처리에 AWS를 쓰지 않기 때문에 서울 리전 장애 영향을 받지 않았다”며 “IDC가 AWS보다는 서비스 안정성에 우위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업비트는 서비스 재개 후 정상화 공지글을 통해 이날 발생한 주문 일부를 취소한다고 안내했다. 업비트 관계자는 “8시 28분부터 AWS 장애가 진행됐는데, 서버가 순차적으로 닫히는 바람에 주문이 발생했다”며 “불안정한 상태에서 거래가 생긴 만큼,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거래소 측에서 피해 사례를 접수 중이나 AWS 측에서 관련 안내가 온 후에야 대응책 마련이 가능할 전망이다.

그러나 거래소 이용자가 보상을 받기는 쉽지 않다. 접속 장애에 따른 암호화폐 거래 피해 입증이나 손실 규모 산출 등이 어렵기 때문이다. 일부 이용자는 금전 손실과 정신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와 민사소송 등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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