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 사이즈 30% 이상 줄이고 쓰기·읽기 속도는 30% 향상"

[비지니스코리아=김은진 기자] SK하이닉스가 기존 3D(3차원)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제품에서 한 차원 진화한 '4D 낸드플래시' 개발에 성공했다.

이번 신제품 개발로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했던 SK하이닉스가 앞으로 낸드 주도권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낼지 주목된다.

SK하이닉스는 전 세계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2위지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는 약 10%의 점유율로 삼성전자·도시바·웨스턴디지털에 이어 4위에 그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4일 “CTF(Charge Trap Flash)와 PUC(Peri Under Cell)를 결합한 4D 낸드(이하 4D낸드) 구조의 96단 512Gb TLC(Triple Level Cell) 낸드플래시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연내 초도 양산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512Gb 낸드는 칩 하나로 64GB의 고용량 저장장치 구현이 가능한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4D 낸드는 기존 일부 업체가 플로팅 게이트(Floating Gate) 셀 구조에 PUC를 결합한 방식과 달리 CTF 셀 구조와 PUC 기술을 결합한 점이 특징이다.

CTF 기술은 기존 2D 낸드에서 주로 채용했던 플로팅 게이트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셀간 간섭을 최소화해 성능과 생산성을 혁신적으로 개선한 기술로 대부분 메모리 업체들이 3D 낸드에 채용하고 있다.

PUC 기술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 영역 하부에 셀 작동을 관장하는 주변부(Peri) 회로를 배치하는 기술이다. 이는 아파트 옥외주차장을 지하주차장으로 구조 변경해 공간효율을 극대화 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CTF 기반에서는 처음으로 PUC 기술을 도입했다는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해 이 제품의 이름에 '4D'를 붙였다고 설명했다.

이 제품은 기존 72단 512Gb 3D 낸드보다 칩 크기는 30% 이상 줄었고 웨이퍼당 비트(bit) 생산은 1.5배 증가했다. 또 한 칩 내부에 플레인(Plane)을 4개 배치해 동시 처리 가능한 데이터(Data Bandwidth)를 업계 최고 수준인 64KB로 2배 늘렸다. 쓰기·읽기 성능도 72단 제품보다 각각 30%와 25% 향상됐다.

뿐만 아니라 기존 3D 낸드 대비 4D 낸드의 장점인 작은 칩 사이즈를 활용해 스마트폰용 모바일 패키지에 탑재 가능하도록 개발됐다.

그 결과 SK하이닉스의 96단 512Gb 4D 낸드 1개로 기존 256Gb 3D 낸드 2개를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어 원가 측면에서도 매우 유리하다.

또 다중 게이트 절연막 구조와 새로운 설계 기술을 도입해 I/O(정보입출구)당 데이터 전송속도를 1,200Mbps까지 높이면서도 동작전압은 1.2V로 낮춰 전력 효율을 기존 72단 대비 150% 개선했다고 회사측은 덧붙였다.

SK하이닉스 96단 512Gb TLC 4D 낸드플래시와 솔루션 제품들
SK하이닉스 96단 512Gb TLC 4D 낸드플래시와 솔루션 제품들

 

◆ 4D 낸드 기반 고용량·고성능 솔루션 라인업 강화로 시장 대응력 향상

SK하이닉스는 지난 8월 미국 산타클라라에서 열린 FMS(Flash Memory Summit) 기조연설을 통해 4D 낸드 기반의 차세대 낸드플래시 솔루션을 적기에 출시하며 시장 대응력을 강화한다고 밝힌 바 있다. FMS는 5천명 이상이 참가하는 낸드플래시 업계의 세계 최대 포럼이다.

SK하이닉스는 우선 96단 512Gb 4D 낸드로 자체 개발 컨트롤러와 펌웨어를 탑재한 최대1TB 용량의 소비자용 SSD를 연내 선보일 계획이다.

또 기존 FMS에서 발표한대로 휴렛팩커드(HP)·마이크로소프트(MS) 등 대형고객의 인증을 마치고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는 72단 기반 기업용 SSD도 내년에 96단으로 전환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스마트폰에 채용 예정인 UFS(Universal Flash Storage) 3.0 제품도 자체 컨트롤러와 펌웨어를 탑재해 내년 상반기 출시하는 등 차세대 모바일 솔루션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 이 제품도 96단 512Gb 4D 낸드로 구성되며 현재 모바일 시장의 주력인 256Gb 낸드 기반 제품 대비 획기적으로 향상된 성능과 대폭 개선된 전력 효율로 향후 5G를 포함한 모바일 기기의 고용량화·고성능화에 기여할 것으로 SK하이닉스는 기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96단 4D 낸드 기반의 1Tb TLC와 1Tb QLC(Quad Level Cell) 제품도 내년 중 출시 예정이다.

김정태 SK하이닉스 NAND마케팅 담당 상무는 “앞으로 개발 플랫폼이 될 CTF 기반 96단 4D 제품은 업계 최고 수준의 원가경쟁력과 성능을 동시에 갖춘 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 사업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연내 초도 양산을 시작하고 최근 준공한 M15에서도 본격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커스(TrendFocus)에 따르면 SK하이닉스 SSD 시장점유율(수량 기준)은 작년 2분기 5.6%에서 올해 2분기 9.9%로 증가했다. 특히 기업용 SSD가 올해 3분기부터 본격 출시됨에 따라 SK하이닉스의 SSD 시장 점유율은 지속 증가가 예상되며 이번에 개발한 96단 4D 낸드로 향후 기업용 SSD를 포함한 솔루션 경쟁력을 한층 높여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SK하이닉스는 96단 4D 낸드와 동일한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128단 4D 낸드 제품을 동시 개발 중이며 이를 통해 낸드플래시 사업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 96단 4D 낸드플래시 핵심 개발자들
SK하이닉스 96단 4D 낸드플래시 핵심 개발자들

 

저작권자 © Businesskore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