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사 ‘가뭄에 단비’

28일 대우조선해양에서 개최된 선박 건조계약 체결식에서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왼쪽)과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서명식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28일 대우조선해양에서 개최된 선박 건조계약 체결식에서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왼쪽)과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서명식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비지니스코리아=정민희 기자] 현대상선이 친환경 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국내 조선3사에 발주했다.

이에 따라 수주 가뭄으로 적자의 늪에 빠진 국내 조선사에 단비가 될 전망이다.

현대상선은 28일 대우조선해양·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과 친환경 메가 컨테이너선 건조계약을 각각 체결했다.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은 이날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과 선박 건조 계약 체결식을 진행했고, 가삼현 현대중공업 사장,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과도 같은 행사를 했다.

이번 건조계약 체결로 2만3000TEU급 선박 12척을 대우조선해양(7척)과 삼성중공업(5척)이 각각 만들고, 별도로 1만5000TEU급 선박 8척을 현대중공업이 건조하게 된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2020년 2분기, 현대중공업은 2021년 2분기 인도를 목표로 선박 건조에 돌입한다.

현대상선이 이날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현대상선이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신규 건조하기 위해서 투자하는 금액은 모두 3조1532억원에 달한다. 조선사별로 대우조선해양(10억2200만달러·1조1400억원)이 가장 많고, 현대중공업(9억1200만달러·1조100억원)도 1조원이 넘는 대형 수주 계약이다. 삼성중공업(7억3000만달러·8100억원)도 대형 계약을 따냈다.

현대상선이 자기자본의 3.5배(351.56%)가 넘는 대규모 자금을 선박 건조에 투자한 배경에는 조선·해운업을 육성하려는 정부의 정책과 관련이 있다. 정부는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의 일환으로 한국해양진흥공사를 통해 컨테이너선 발주를 지원하고 있다.

현대상선이 조선 3사와 건조계약을 체결하면서 국내 조선업황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8월말 기준 현대중공업그룹(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148억달러·)의 59%(87억달러)를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은 목표치(73억달러)의 48%(35억달러), 삼성중공업은 목표치(82억달러)의 45%(37억달러)를 수주한 상황이다.

여기에 이날 현대상선과 계약을 체결하면서 조선 3사는 각각 7억3000만달러~10억2200만달러 수주 실적을 보탤 수 있게 됐다.

현대상선은 “친환경 초대형 컨테이너선 확보를 통해 새로운 환경규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중장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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