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 1분기 기업경영분석

[비지니스코리아=정석이 기자] 올해 1분기 국내 기업들이 역대급 수익을 냈으나 '반도체 착시'를 걷어내면 되레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구조조정 직격탄을 맞은 중소기업은 영업이익률, 매출이 모두 움츠러들었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2018년 1분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법인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7.4%였다. 이는 지난 2015년 통계 편제 이후 1분기중 최고치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작년 1분기 7.1%에서 3분기 7.6%까지 상승하다가 4분기 6.1%로 떨어졌지만 다시 7%대를 회복했다.

제조업 매출액영업이익률도 8.8%로 지난해 같은기간(8.2%)보다 상승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매출액영업이익률 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액을 계산한 것으로 기업의 전반적인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16년말 외부감사대상법인기업 모집단 1만6645개중 3324개의 표본업체를 대상으로 이뤄진 것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제조업 중에선 반도체 고성능 제품 공급이 증가하며 기계·전기전자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15.4%로 역시 역대 최고였다. 반도체 의존 성장은 심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표 반도체 제조업체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빼면 전체 산업의 영업이익률이 7.4%에서 5.3%로 2.1%포인트 쪼그라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축소 폭은 작년 1분기 1.0%포인트(7.1%→6.1%)보다 확대됐다. 결국 반도체 착시 효과를 걷어내면 전산업 매출액영업이익률은 5.3%로 떨어져 지난해 1분기 수익보다 나빠진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1분기의 경우 두 기업 실적을 제외한 전산업 매출액영업이익률은 6.1%로 추정됐다.

한은 관계자는 "삼성과 하이닉스를 빼면 수익성이 좋아졌다고 볼 수는 없다"며 "수익성이 개선세에 있기는 하지만 올초 자동차 업종의 부진으로 나빠진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비제조업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작년 1분기 5.5%에서 올해 1분기 5.4%로 하락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7.4%에서 7.8%로 상승했으나 중소기업은 5.7%에서 5.3%로 둔화했다.

기업들의 성장성은 둔화됐다. 전산업의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증가율은 3.4%로 1년 전 같은기간(7.9%)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제조업 가운데 석유제품 가격 상승세가 꺾이면서 석유화학 매출액증가율이 지난해 1분기 21.2%에서 올 1분기 6.8%로 둔화됐다. 비제조업에서는 서비스업의 매출액증가율이 7.7%에서 3.6%로 반토막났다.

특히 기업별로는 중소기업 매출액증가율이 -1.7%로 역성장하며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업종의 부진으로 연관 하청업체들이 주로 피해를 본 탓이다. 대기업도 4.4%로 지난해 1분기(8.1%)보다 증가폭이 크게 축소되는 모습을 보였다.

기업의 안정성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부채비율은 85.5%로 전분기(84.7%)보다는 다소 확대됐다. 기업들이 4월 배당금 지급을 위해 1분기 부채로 계상해놓은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 관계자는 "부채비율이 상승하긴 했지만 배당금 지급이라는 계절적 요인을 감안하면 변동성이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전산업의 차입금 의존도는 26.8%로 전분기(27.3%)보다 줄었다.

 

저작권자 © Businesskore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