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아니다" 삼성바이오측 힘 실릴까

 

[비지니스코리아=최문희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바이오젠으로부터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을 행사하겠다는 서신을 받았다고 18일 공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가 회계기준 위반 의혹 해소를 위한 주요 근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오젠은 전날 보낸 서신에서 "콜옵션 행사기한인 6월 29일까지 콜옵션을 행사할 예정이므로 대상 주식 매매거래를 위한 준비에 착수하자"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날 오전 바이오젠으로부터 해당 서신을 수령했으나 공시해도 되는지를 바이오젠과 협의하느라 하루 늦게 외부에 공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정확한 날짜는 아직 알리지 않았다.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2012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공동 설립한 다국적제약사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50%-1주'까지 확보할 수 있는 콜옵션 권리를 갖고 있다. 현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94.6%, 바이오젠이 5.4% 각각 보유하고 있다.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기준 위반 공방에 국면 전환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가 실제 일어나지 않은 상태인데도 고의적으로 분식 회계를 했다며 지난 1일 감리결과 조치서를 통보하고 중징계를 예고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가 고의적 분식회계가 아니라는 주장의 근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금감원과 참여연대는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의지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장에 불과하다는 입장이었다는 점에서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장에 힘 실려…감리위 새 국면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가 명확해지면서 오는 25일로 예정된 2차 감리위원회 회의에도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누누이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고 주장해왔던 상황이 실현됐기 때문이다.

앞서 바이오젠은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이른 시일 내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하겠다"고 발표했으나 구체적인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에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보낸 서신을 통해 콜옵션을 내달 29일까지 행사하겠다고 못 박으면서 남아있던 마지막 우려마저 사라지게 됐다.

일각에선 공교롭게도 감리위가 열린 날 바이오젠이 콜옵션 행사 서신을 보낸 것과 관련,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종용한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내놓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에 대한 억측이 많아 회사에서 바이오젠에 관련 내용을 문의한 건 사실"이라며 "이미 바이오젠이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삼성바이오에피스에 콜옵션을 행사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준비사항 착수를 위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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