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바이든 대통령 ITC 결정문 거부권 행사 여부 주목하며 중국의 도전 염려

[비지니스코리아=허성수 기자] 미국의 대표적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LG와 SK 사이에 벌어진 전기배터리 영업비밀 소송에 대한 ITC의 최종 결정문을 바이든 대통령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아직 알 수 없는 가운데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이 6일 앞으로 다가온 5일 미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미래에 대해 진단했다. 

미국 전기자동차 시장을 도약시키기 위한 바이든 대통령의 야심찬 계획이 큰 난관에 부딪혔다. 그 원인은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생산량을 확대하려고 하지만 충분한 배터리를 확보하기 어렵게 만드는 허약한 공급망에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주 한국의 두 배터리 제조업체들 싸움의 개입 여부에 따라 배터리 공급 문제의 미래가 결정된다.

한국의 라이벌 기업인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은 SK가 폭스바겐과 포드에 공급하기 위해 조지아 주 커머스에 짓고 있는 배터리 공장 문제로 싸우고 있다. LG는 SK가 영업비밀을 훔쳐갔다고 고소했고,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LG편을 들어 SK가 조지아 주 공장을 4년 동안만 가동하면서 배터리를 만들도록 하고 그 후에는 반드시 문을 닫아야 한다고 결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4월 11일까지 ITC의 결정을 뒤집어야만 한다. 수많은 기업들이 해저에서 소프트볼 크기의 결질에 붙어 있는 진기한 광물질을 건져 올리는 것을 포함해 미국의 전국 공장에서 배터리 화학을 교체하고 배터리전지를 조립하여 포장하는 것 등 무수한 해결책을 제시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입을 바라보고 있는 실정이다. 

리튬이온 배터리와 전기차 공급망에 대한 전문가로서 런던에 소재한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의 대표 사이먼 무어스는 "세계는 전기차 공간을 지배하려고 가능한 한 많은 리튬을 확보하기 위한 군비경쟁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이번 무역소송에서 ITC는 SK로 하여금 조지아 주 공장의 문을 닫을 수밖에 없도록 결정했다. SK로부터 지원을 받고 미국시장을 연구한 무어스는 공장의 폐쇄로 말미암아 올해 시장에서 15%의 배터리가 줄어들게 되며 2030년에는 8%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미국에서 조립할 수 있는 전기자동차는 5만여 대로 줄어드는 것이다. 

보다 나은 공급망을 창조하기 위한 경쟁은 리튬이온 배터리로 제한돼 있지 않다. 제라드 배런이 그 중 한 사람인데 스타트업 ‘딥그린 메탈스’의 사장으로 해저에서 광물이 풍부한 암석을 채취하기 위해 지난 3월 약 6억 달러를 조성했다. 일부 환경론자들의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회사 임원들은 연방 에너지부 관리들을 만나고 값싼 에너지를 공급하겠다며 가공할 공장을 세울 곳을 찾아 텍사스, 퀘벡, 노르웨이를 방문했다. 

현재 미국 배터리 제조업체들은 리튬, 코발트, 니켈을 수입하고 있는데 생산비의 절반이 여기에 소요되고 있다. 

배런은 "중국을 떼어내고 싶어하지만 그것은 위험한 게임이다"라고 말했다. 중국이 세계 코발트의 40%를 보유하고 있는 데다 90% 이상의 코발트가 가공을 위해 중국에 보내진다는 것이다. 
 
ITC의 결정에 따라 포드와 폭스바겐은 매우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ITC가 거래를 허락한 4년과 2년이 지나면 수요를 충족시킬 배터리 공급망을 새로 찾아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전기차는 배터리의 질에 부분적으로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SK의 소송을 맡은 변호인 중 검찰청 차장을 지낸 샐리 예이츠 포드는 미국경제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장애가 되는 일이 없도록 공장의 문은 열려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LG가 SK를 상대로 이미 소송을 제기한 미국연방 지방법원에서도 싸움을 끝내야만 한다며 "미국은 국내 생산량이 충분하지 않아 심각한 전기차 배터리 기근 현상을 겪고 있기 때문에 SK 조지아 공장은 공급망을 위협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 주 ITC의 두 행정판사는 LG의 특허권을 침해하지 않았다는 결정문을 발표했다. SK측 변호사 스터기스 M. 소빈은 신임 미국 무역대표 캐터린 타이에게 공개서한을 보냈다. 타이 대표는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은 없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자문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소빈은 "이번에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SK의 공장 문을 폐쇄하는 일과 관련된 수천개의 일자리를 잃는 일을 섣불리 추진하는 것보다는" 연방지방법원에 이 문제를 맡기도록 촉구했다.  

그러나 LG측 변호사들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맡겨 데드라인을 념기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데이비드 K. 칼라한은 ITC가 최근 결정한 두 건의 소송은 첫번째 소송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한 건은 LG가 SK를 상대로, 다른 한 건은 SK가 LG를 상대로 소송한 것이지만. 

칼라한은 미국이 전기차 배터리가 부족하다는 식으로 주장하는데 대해 비판하기도 했다. LG화학이 미시간 주 홀랜드에 공장을 갖고 있으면서 약 8년간 배터리를 만들어왔고, 오하이오 주 로즈타운에 GM과 합작사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는 그 근거로 내세웠다. 지난달 그는 LG가 45억 달러를 들여 2개의 배터리 공장을 추가로 건설하겠다고 발표한 사실도 들었다. 이와 별개로 삼성이 지난달 배터리 전지를 만들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고, 이미 수입을 해 조립을 하고 있다.   

전기차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은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무어스는 "이제 이 사업을 시작하는 공장들은 빨라야 2025년까지 준비하는 일만으로도 벅차다"고 말했다. 공장 건설에 2년 반 걸린다면 부지를 물색하고 허가를 받는데도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리튬 광산을 구하는데도 7년이 걸린다는 게 무어스의 말이다. 그뿐 아니다. 배터리는 오류를 피하기 위한 시험도 거쳐야 한다. 

한편, 중국은 자신에 맞서 미국과 유럽 지도자들이 경쟁을 이야기하고 있는 동안에도 공장을 짓고 부품 수출을 계속하고 있다.  

무어스는 정부나 디트로이트의 자동차 제조업 관계자들이 수백만 대의 전기자동차를 만들겠다고 떠벌려도 미국에서 전기배터리를 만들지 않으면 중국에서 대부분 수입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저작권자 © Businesskore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