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 유행으로 인해 감염에 대한 대중의 경각심이 한층 높아졌다.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병이니 경각심을 가지는 것은 마땅하다. 그렇다면 생명을 갉아먹는 만성 염증,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환자를 지속적으로 괴롭히는 만성적 피부질환에 대해서는 어떠한가? 감염을 막기 위해 착용한 마스크로 인한 접촉성 피부염, 소독제와 항균비누를 사용하면서 손에 습진성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도 상당수다. 자극을 최소화하려면 마스크나 소독제 사용을 중지해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불가항력적 상황이니 참고 감수해야 하는 환자들의 스트레스가 적지 않다.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리는 피부염 환자는 지금도 계속 증가 추세다.

무엇보다 스트레스는 손발 질환과 매우 관련이 깊다. 손발 아토피라고도 불리우는 한포진은 수포가 생기면서 심한 가려움과 각질, 각화, 진물,등 다양한 반응이 나타나는 만성 습진성 질환이다. 이 질환의 악화를 막으려면 면역 체계를 강화하고 정신적, 환경적(외적) 자극을 최소화해야 하지만 현재 사회적 상황에 맞물려 대처가 쉽지 않다. 한포진 등 손발의 습진성 피부염에 도움이 되는 생활 관리법을 자세히 알아보자.

■한포진 특징과 악화 요소 파악하기

한포진은 뚜렷한 원인 없이 손발에 표피 내 자잘한 물집(수포)을 형성하는 재발성 습진으로 다른 신체 부위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수포가 생긴 며칠 후 건조감과 함께 각질이 벗겨지고, 며칠 후 새살이 돋아난다. 다 나은 줄 알았던 자리에서 얼마 후 다시 자잘한 물집이 발생하는 주기적 재발이 큰 특징이다. 좋아졌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다시 올라오는 것이 한포진이다. 가려움이 극심할 경우에는 밤새 잠을 못 자고 긁다가 피가 나기도 하고, 피부가 찢어지는 경우도 흔하다. 장기적으로 방치할 경우, 손톱과 발톱까지 침범하여 변형이 오게 되니 주의해야 한다.

한의학적으로 양손과 양발, 심장을 한의학에서는 오심(五心)이라고 하는데, 심장의 에너지와 기운이 활발하지 못해 기혈 순환 장애가 나타나면 수족 다한증이나 팔저림, 손발에도 병리적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임상적으로 다한증이나 한포진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바로 질환 양상이 심해짐을 볼 수 있고, 두 질환이 함께 동반되는 환자도 상당수다. 가슴이 답답하고 막히는 느낌, 화병, 스트레스, 긴장, 불안 등이 대표적 악화 요소다. 스트레스 수준이나 외부 자극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100% 통제하기는 매우 어렵다. 만약 외부 자극을 조금이나마 줄이고, 상황을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할 수 있다면 최대한 고려하는 것이 좋다.

■ 일상생활에서 한포진 관리법

손발에 주방세제 등의 강한 세정제 사용은 절대 금물이며, 물일을 꼭 해야 할 때는 면장갑을 사용하고 그 위에 비닐장갑을 끼거나 고무장갑을 착용한다. 이렇게 한번 사용한 면장갑이나 고무장갑은 반드시 세척, 일광 소독 후 착용해야 한다. 가급적 장갑을 끼지 않는 편이 가장 좋고 맨손으로 물일을 하는 행동이 가장 좋지 않다. 만일 하루종일 손발을 사용해야 하는 직업을 가진 경우라면 일하면서 치료하기보다 집중치료에 전념하고 호전된 후 일을 재개하길 권한다.

환부에 건조감이 심한 한포진 환자의 경우, 의사의 지시에 따라 순한 보습제를 적절히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환부에 각질층이 들고 일어나면 그 아래층 피부 속의 수분이 계속 날아가므로 보습제를 써도 피부가 딱딱해지고 몹시 건조하여 찢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너무 건조하여 손을 움직이기 힘들거나 상처가 생기는 때는 수시로 보습해 주는 것이 좋고, 그렇지 않을 때는 보습에 너무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보습제를 바른다고 한포진이 낫는 것이 아니다.

환부는 가급적 건드리지 않고 청결하게 관리한다. 바늘로 수포를 터뜨리거나 각질을 뜯는 행동은 도움보다 손해가 크다. 수포를 터뜨리고 각질을 뜯는 과정에서 피부 장벽이 손상된 틈으로 세균 2차 감염이 일어나기 쉽기 때문이다. 감염이 되면 환부가 퉁퉁 붓고 열이 나며 아프면서 심한 염증이 올라온다. 이때는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다. 이외 평소 염증과 가려움으로 인해 손발이 뜨겁거나 가려울 때는 차가운 물수건이나 식염수 찜질, 한방 습포 치료가 도움이 된다. 증상을 완화시킬 목적으로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해 온 환자는 치료 경과 중 리바운드를 겪으며 더 고생하게 되고, 여러 가지 부작용이 있으므로 남용하지 않아야 한다.

평소 소화기를 부담이 가지 않도록 식사는 평소의 70% 정도로 조절하며 절대 과식하지 않는다. 피부병이 있는 환자는 소화기도 대부분 약하다. 자칫 비위 기능이 너무 약해지면 몸에 담음 및 노폐물이 쌓이면서 몸 곳곳의 소통을 막고 열을 발생시키므로 치료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식단은 매우 중요하다. 담백한 집밥이나 한식, 제철에 나는 채소와 과일, 생선류를 섭취하고, 밀가루, 인스턴트, 술, 담배는 피한다. (특히 음주 및 흡연은 한포진의 직접적인 자극원으로 작용할 수 있으니 주의한다.)

한포진은 일종의 건강 신호등과 같다. 악화될 때는 몸이 보내는 경고신호라고 생각하고, 치료와 관리에 좀 더 주의해야 한다. 단번에 나으려는 욕심으로는 나을 수 없지만, 생활습관 교정과 체질개선을 위한 기회로 삼고 꾸준하게 몸 상태를 개선해나가면 분명 완치할 수 있는 질환이 바로 한포진이다.

(도움말) 고운결한의원 천호점 조수민, 김정하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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