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정맥류는 다리에 눈에 띄게 도드라지는 혈관이 보이는 것을 연상하게 되지만, 실제로는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충분히 나타날 수 있다. 개인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증상이 심해도 혈관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눈에 선명할 정도로 튀어나와있는데도 별다르게 동반되는 것들이 없는 일도 있다. 하지만 한 번 발생하면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점만큼은 공통 사항이라 할 수 있다.

우리 몸은 혈액순환을 할 때 거꾸로 올라가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다리 쪽에서 심장으로 올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정상적인 순환이라면 다리 근육의 도움으로 위로 솟구치고, 판막이 닫혀서 피가 역류하지 않도록 막아준다. 하지만 이 기능에 이상이 발생하면 거꾸로 내려가면서 한 자리에 오래 머무르게 되어 혈관을 손상시키고 다른 여러 가지 기능 이상을 불러온다.

혈액이 심장을 향해 순환하는 이유는 그곳이 중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동맥은 심장이 온몸으로 혈액을 보내줄 때, 정맥은 온몸에서 다시 심장으로 돌려보낼 때 사용하는 일종의 통로이다. 순환 자체는 심장이 밀어주는 힘으로 이루어지기에, 정맥은 상대적으로 영향을 받지 못해 다리 부근에서는 거슬러 올라가기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다리 근육과 판막의 도움이 필요한 것이다.

정맥은 크게 표재, 관통, 심부의 3가지로 나뉜다. 표재는 피부 바로 밑에 위치해 있고, 심부는 근육 속에 있다. 관통은 둘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대부분은 심부를 통해서 순환하지만, 이것이 역류하면 표재 쪽으로 한꺼번에 많은 양의 혈액이 몰려들어 혈관이 부풀어 오른다. 넓은 의미에서는 만성 정맥 기능 부전이라 할 수 있다. 피부에 보이는 정맥을 기준으로 1mm 이하는 모세혈관확장증, 1~3mm는 망상정맥류, 3mm 이상은 하지정맥류라 칭한다.

하지정맥류는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편이다. 여성호르몬은 혈관을 확장시키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에 남성보다 가능성이 높다. 또한 임신을 하면 태아가 성장함에 따라 자궁도 크기가 커지는데, 이 과정에서 주변을 짓누르면서 제대로 된 기능을 하기 어렵게 만든다. 혈관도 마찬가지로 영향을 받아서 골반 부근에서 제대로 움직이지 못해 임신성 하지정맥류가 발생한다.

이 외에도 유전, 노화, 장시간 서있거나 앉아있는 일, 등의 잘못된 자세를 오래 유지하는 것, 레깅스나 하이힐처럼 꽉 끼는 옷을 착용하는 것 또한 위험요인으로 여겨진다. 해당 요소들은 단순히 원인이 되는 것을 넘어서서 이미 발생한 증상을 더 심각하게 만들기도 하는 만큼, 평상시에 관리를 철저하게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병은 미용상의 문제 외에도 다양한 기능적인 이상이 발생한다. 다리 통증, 압박감, 저림, 부종 등이 발생하고, ‘다리가 아파요’라며 고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근육이 팽창된 혈관에 의해 눌리면서 자다가 다리에 쥐가 나 깨어나기도 한다. 이 경우 의료용 압박스타킹이나 다리혈액순환개선제 등으로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예방 조치의 일환이기에 증상이 지속된다면 의학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

혈관 초음파 검사는 다리 혈관이 정확히 어떤 상태를 보이는지 파악하는 방법이다. 얼마나 팽창되어 있는지, 판막은 어느 정도 망가졌는지, 역류는 얼마나 지속되는지 등을 판단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원인이 되는 부위를 자세히 알아내어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에도 영향을 준다. 치료는 고주파, 레이저, 등의 수술로 나눌 수 있으며, 다리의 상태 및 환자의 체질, 과거 병력 등을 모두 고려하여 적용한다.

평소 하지정맥류를 방지하려면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하체를 지나치게 조이는 옷을 피하며, 가볍게 걷는 운동이나 수영 등으로 다리 근력과 정맥 벽을 강화시켜주는 것이 좋다. 지나치게 오래 서있거나 앉아있는 등 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을 피하고, 불가피한 경우에는 2~3분마다 교대로 한쪽 다리를 올렸다 내리는 등의 운동을 해주는 것이 좋다. 사우나처럼 너무 뜨거운 곳의 노출을 삼가고, 가족력 등으로 위험성이 높다면 의료용 압박스타킹 착용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도움말 : 더행복한흉부외과 박준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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