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K씨는 최근 다리가 잘 붓고 이따금씩 통증이 느껴졌다. 큰 문제는 아니 라고 여겨 방치하다가 증상이 점점 더 심해져 병원을 방문했고, K씨는 초기 하지정맥류로 진단받았다. 평소 아무렇지 않던 종아리가 찌릿찌릿 아프고 저리거나, 갑자기 혈관이 울퉁불퉁 보이기 시작한다면 이처럼 하지정맥류를 의심해볼 수 있다.

하지정맥류의 유병률은 세계적으로 약 20% 수준의 흔한 질병이다. 국내 환자도 매년 증가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진료 환자수는 2014년 15만 3천명에서 2018년 18만 8천명으로 22.7%(연평균 5.4%) 증가했다.

하지정맥류는 근육통이나 피로로 인한 증상이 아니다. 이는 엄밀히 말하면 혈관질환이다. 정맥류 자체는 정맥 내 판막이 손상됨으로써 혈액이 한 방향으로 흐르지 않고 역류하면서 발생한다.

정맥류는 신체 어디에나 생길 수 있다. 정맥류가 골반에 생기면 골반울혈증후군(난소정맥류), 음낭에 생기면 정계정맥류라고 하며 다리에 생긴 것을 두고 ‘하지정맥류’라고 한다. 하지정맥류는 대부분 오래 서 있거나 앉아서 한 자세로 줄곧 일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 호발한다. 이밖에 유전적 요인이나 비만, 임신, 흡연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

아직 국내에서는 하지정맥류를 단순 ‘미용적 측면에서 교정해야 하는 질환’ 정도로 여긴다. 실제로 날씨가 풀리며 겨울에 비해 노출 빈도가 높아지는 봄이나 여름, 치료를 고려하는 환자가 늘어난다.

다만, 환자들은 하지정맥류가 진행성 혈관질환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증상이 심각해진다. 단순 부종이나 통증을 넘어 피부 착색, 하지 궤양 등 예상치 못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반드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하지정맥류는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며, 불편한 증상이 나타났다면 방치하지 말고 초기에 증상을 치료해야 한다. 도플러 초음파로 간단하게 진단 가능하다. 증상이 가벼운 경우 정맥순환개선제 복용이나 압박스타킹 착용 등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지만, 정맥 역류로 진단된 경우 상황에 맞는 치료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의료기술 발달로 치료법도 간단한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과거 하지정맥류 치료는 대체로 역류가 발생한 정맥을 제거하는 수술적 방법으로 치료돼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절개 없이 주사를 활용하거나, 1~2mm 최소침습 비수술적 치료도 많이 나와 있어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대표적으로 ‘베나실 치료’를 들 수 있다. 베나실(VenaSeal)은 집도의가 초음파 영상 가이드를 보며 정맥에 2㎜ 정도 미세한 의료용 도관(카테터)을 삽입, 문제를 일으키는 혈관에 생체 접착제를 주입한다. 이를 통해 늘어난 혈관을 붙여 폐쇄한다.

베나실 주입과 동시에 해당 혈관은 폐색되고, 혈류가 멈춘다. 주입한 접착제는 체내에 서서히 흡수된다. 시술 후에도 통증이나 멍이 거의 없고 빠르게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 무엇보다 현존하는 정맥류 치료법 중 유일하게 시술 후 압박스타킹을 신지 않아도 돼 환자 만족도가 크다.

또 베나실은 2017년 12월 보건복지부에서 신의료기술로 지정됐다. 유효성과 안정성을 인정받은 만큼 안전하고, 치료효율이 높은 치료다.

베나실은 국내 도입 후 시술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 도입 초기인 만큼 혈관질환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치료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로부터 치료받는 게 유리하다. 도플러 초음파, 적외선 체열검사, 등 첨단 이미징 의료장비를 갖춘 병원에서 치료받는 것을 권한다. 하지정맥류는 완전 치유가 어려운 진행성 질환이며, 시술을 받았더라도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도움말: 민트병원 정맥류센터 김건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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