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지니스코리아=정석이 기자] 다시 한 번 반포에서 강남 재건축 시공사 선정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은 바로 5년만에 정비사업에 재진출한 삼성물산이다. 현장설명회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업계의 화두가 되었던 삼성물산의 실체가 드디어 밖으로 드러났다.

왕의 귀환이라 불리며 모습을 드러낸 삼성물산이 과연 어느 단지에 어떤 조건으로 입찰할 것인지 업계의 모든 관심이 집중되던 중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에 처음으로 입찰을 완료한 것이다.

특히 신반포15차는 기존 시공사였던 대우건설을 공사비 협상 결렬로 해지한 후 시공사 재선정에 나서는 곳이기에, 대우건설이 제시했던 입찰 조건과 비교하여 시공사들이 얼마나 업그레이드된 조건을 제안할지 관심이 집중되던 단지였다.

신반포 15차 아파트
신반포 15차 아파트

이달 14일 대의원회 이후 공개된 제안 내용에 대한 반응으로, 화려한 복귀를 예고했던 삼성물산 입찰내용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보이며, 사업조건은 호반건설이 근소한 우위를 점한 것으로 평가되는 분위기다. 그리고 시공사 재선정을 통해 더 좋은 조건을 얻고자 했던 조합원들의 기대와는 달리 이번 시공사 재선정에 입찰한 3사 모두 기존 시공사였던 대우건설의 제안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나 시공사를 해지한 명분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사업비 대여 금리 조건이다. 삼성물산은 사업비 2,230억에 대하여 1.9%의 금리 조건을 제시하였다. 호반건설은 사업비 금액 한도 없는 0.5% 금리로 삼성물산보다 좋은 조건을 제안하였지만, 기존 시공사였던 대우건설이 1,050억을 무이자 대여로 제안했던 것과 비교한다면 제안 수준의 현저한 차이가 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한 조합 입장에서 아주 중요한 공사비 지급 조건에서도, 기존의 대우건설은 공사한만큼만 받아가는 기성불로 조합에 유리한 제안을 했던 반면 삼성물산에서는 일반분양 수입금 발생시 공사비로 먼저 모두 받아가는 조합에 불리한 분양불을 제안하였다.

조합원 특별제공품목인 가전제품들의 퀄리티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삼성물산은 일반 삼성전자의 가전들을 제안한 반면, 호반건설 프리미엄 가전 LG시그니처 라인을 제안하였다. 대우건설은 삼성전자의 최고급 라인인 삼성셰프컬렉션 가전들을 제안한 바 있다.

마지막으로 후분양 조건에 대한 건설사들의 입장도 확연히 차이가 났다.

기존에 대우건설이 당시 업계에서 파격적으로 후분양을 제안했었지만 조합은 선분양으로 전환을 고려하던 중이었다.

하지만 사업이 지연되며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될 우려가 생기자, 원래대로 후분양을 하는 것이 더 유리할 가능성이 생기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 맞춰 호반건설은 조합원이 원하는 시기에 분양을 진행할 것이며, 이에 따라 추가로 생기는 사업비도 자체자금으로 지원해준다는 제안을 하였다.

반면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은 선분양 기준으로만 제안하여, 추후 조합이 후분양으로 진행하게 될 경우 늘어나는 사업비에 대해서는 부담주체를 놓고 의견 충돌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기존 시공사와 계약해지후 더 좋은 조건의 제안을 얻고자 재입찰을 추진하였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3개사의 제안을 받아든 신반포15차 조합의 선택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지난 3월 9일 시공사 재선정을 위한 입찰을 마감한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은 오는 4월 1일 시공사선정총회를 앞두고 있으며, 삼성물산, 대림산업, 호반건설의 3파전으로 흥미로운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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