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한증을 앓고 있는 고등학생 A군(17)은 손수건만은 항상 가지고 다닌다. 공부에 집중해야 할 시기지만 손의 땀으로 필기구가 미끄러지고 교재나 시험지가 젖어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고 당황하는 일이 다반사다. 땀을 줄여준다는 보톡스도 맞아보았으나 손 부위는 워낙 통증도 극심하고 단기간의 효과로 그치기 일쑤였다. 스트레스를 받으니 땀은 점점 더 많아지고, 두피와 겨드랑이 등 전신으로 땀이 솟기 시작했다. 남녀공학에 다니는지라 늘 축축한 자신의 몸에서 냄새라도 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자신감은 나날이 떨어졌고 결국 본격적인 다한증 치료를 결심하여 병원을 찾았다. 이처럼 다한증이 극심해지면 일상적 지장과 함께 체력저하 및 우울감, 대인기피 같은 마음의 병이 동반되기도 한다.

우리 몸은 자율적인 체온조절기능을 가지고 있다. 추우면 피부 모공을 닫아버려 피부 온도를 상승시키고 더우면 땀이 방출되면서 체온이 내려간다. 소변을 보면 갑자기 몸이 부르르 떨리는 것 역시 소변이 빠져나가는 순간 체온이 내려갔기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이다. 마찬가지로 땀이 날 때도 몸이 시원해짐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다한증을 앓고 있는 환자는 주변의 기온과는 상관없이 땀을 흘리니 일상생활이나 건강 면에서 상당히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겨울에는 밤에 땀이 식으면서 발 시림과 그로 인한 동창에 시달리기도 한다. 보통 사회적으로도 땀은 긴장하거나 불안하거나 힘들 때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다한증 환자 본인이 느끼는 불편함도 있지만, 영문 모르는 타인의 원치 않는 시선과 주목을 받는 경우도 많다. 다한증 환자 일부는 이런 이유로 콤플렉스나 우울증을 앓는다.

고운결 한의원 네트워크 서초점 이종우 원장
고운결 한의원 네트워크 서초점 이종우 원장

위 사례의 A군처럼 땀이 나는 부위에 따라 손이나 발, 얼굴에서처럼 특정 부위로 나타나는 국소다한증과 부위가 넓게 나타나는 전신다한증 환자가 있는데, 전신다한증은 국소다한증보다 훨씬 괴롭고 힘들다. 손이나 얼굴만 간단히 씻을 때와 전신에 물에 퍼부어지는 샤워기 밑에 서 있을 때를 상상해 보자. 만약 치료를 고려한다면 국소적으로 나타난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한증이라는 병명에서도 잘 나타나지만, 다한증을 단순히 땀이 많은 증세로만 바라보고 병으로 인식하지 않아 초반에 방치 아닌 방치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다한증 진료 인원 수는 2015년 1만 2,421명에서 2017년 1만 6,417명으로 32.3% 정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운결 한의원 네트워크 서초점 이종우 대표원장은 “다한증 환자의 경우는 심해지면 에너지 생산, 정상적인 혈액순환 및 대사 장애, 근육 경련 및 연축, 신장 손상, 심각한 체온 조절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2차성 다한증일 경우, 기저질환으로 무엇이 있어 다한증이 나타난 것인지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원인을 찾아 가급적 증상이 가벼울 때 치료하는 것이 좋으며, 상태를 방치하면 다한증도 점점 더 심해질 수 있다.” 며 “땀이 너무 지나쳐서 체내의 기운이 순행할 수 없는 상태, 체내 기운이 모두 빼앗긴 상황을 절한(絶汗) 또는 탈한(奪汗)이라고 하는데 병세가 위중하고 예후가 좋지 않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의료 환경상 오늘날 이렇게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과도하게 땀을 흘리는 환자는 실제로 없으나, 다한증 환자라면 반드시 진액 손상이 있다. 한의학적으로 땀은 피의 또 다른 이름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 다한증, 증상 조절과 치료

다한증은 직업적으로 활동이 왕성한 성인기에 많이 발생하는데, 손을 이용한 업무 수행 시나 상대방과 직접적 신체 접촉이 있는 직종에서 특히 영향을 크게 받는다. 또한 땀이 많이 나는 부위에 습진이나 피부염, 무좀과 같은 피부질환이나 감염 등의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어 적절한 진단과 효과적인 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질환이다. 그러나 임상적으로 어느 정도의 다한증이었을 때 치료가 필요한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정해져 있지 않다. 그러니 환자가 일상 생활 시 불편감이 어느 정도인가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이종우 원장은 “다한증은 꾸준한 한의학적 치료와 관리로 충분히 호전이 가능하데 이를 잘 모르는 환자들은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수년 혹은 평생 고생하는 경우가 참 많다. 다한증은 자율신경계의 정상화로 약해지고 과민해진 땀샘의 조절기능이 회복될 수 있게 하는 것이 최대 관건이다. 심리적으로 긴장을 완화하려는 노력을 병행하고 몸 상태가 건강해지면서 자연스럽게 과다 발한 증상이 개선된다. 국소 다한증 치료는 약해진 장부 기능을 올려주는 개별 맞춤 한약 복용과 함께 침 치료, 지한탕 주기적 이온 영동 치료법을 통해 안팎으로 시행된다. 이온영동치료를 따로 적용하기 어려운 전신 다한증 환자는 심신의 컨디션 및 자율신경계가 모두 정상화되어야 증상이 좋아질 수 있음을 인지하고, 금연 금주와 함께 피로와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게 하면서 담백한 음식 섭취와 규칙적인 수면을 습관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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