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인터넷 대표 기업 협력…"핀테크·AI 성장 가속화"

[비지니스코리아=김은진 기자]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과 일본 포털업체 야후 재팬이 통합된다. 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1억명 이상의 고객 기반을 둔 한일 합작 플랫폼 기업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네이버는 소프트뱅크와 라인, 야후 재팬 운영사인 Z홀딩스(ZHD)의 경영을 통합하는 합의서를 18일 체결한다고 공시했다.

데자와 다케시(出澤剛) 라인 CEO와 가와베 겐타로(川邊健太郞) Z홀딩스 CEO는 이날 오후 도쿄 그랜드프린스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사의 경영자원을 집약해 일본과 아시아로부터 세계를 리드하는 AI(인공지능) 테크(기술) 업체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통합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통합 후 각 사업영역에서 시너지를 추구하면서 AI, 전자상거래, 핀테크 등 신규 영역의 성장을 목표로 한 투자를 실행해 일본과 글로벌 시장의 치열한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기업그룹으로 커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양사는 이번 합의에 따라 라인 지분의 72.6%를 보유한 한국 네이버와 Z홀딩스 지분 44.6%를 갖고 있는 일본 소프트뱅크의 지원을 받아 내년 10월까지 경영통합을 완성할 계획이다.

양측이 합의한 통합 계획에 따르면 대주주인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각각 50대 50의 지분을 가진 합작법인(JV) '라인'(LINE)을 세우고 그 밑에 Z홀딩스를 둔다.

Z홀딩스는 메신저 플랫폼인 라인, 포털인 야후재팬, 커머스 플랫폼인 야후쇼핑과 조조, 금융서비스인 재팬넷뱅크 등을 산하에 두며 일본 및 아시아 최대의 사용자 기반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네이버측은 설명했다.

또 이를 바탕으로 시너지 창출을 통한 미래성장 가능성을 높이며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와 경쟁할 수 있는 AI 기반의 새로운 기술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Z홀딩스와 라인,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등 4개사는 총 3400억엔을 투입해 공개매수를 통해 소액주주가 보유한 기존 라인 주식 27.4%를 확보할 예정이다.

공개매수를 통한 소액주주 주식 취득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경우 주식병합 등의 방법으로 기존 라인 주식의 상장폐지(스퀴즈 아웃)를 추진키로 했다.

합작법인은 데자와 라인 CEO와 가와베 Z홀딩스 CEO가 공동으로 이끈다.

​네이버는 “이번 경영통합이 핀테크 분야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기술을 통한 새로운 사업영역 진출 가능성을 높인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공동으로 만들 예정인 조인트벤처(JV)는 매년 1000억엔(약 1조700억원) 규모를 인공지능(AI)에 쏟아 부을 예정이다.

이 두 회사는 합의서에서 각각의 사업 영역을 강화하고, 신규 사업 영역의 투자를 집약적으로 실시해 일본에서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세계에서 산업을 이끄는 AI 기술 회사로 태어나겠다는 포부를 분명히 했다.

합의서에는 “인터넷 시장에 있어서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기업이 압도적으로 우세하고 있으며 기업 규모만 비교해도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각국이나 일본 기업과 큰 차이가 벌어져 있다”면서 “특히 일본에서는 노동 인구의 감소에 따라 생상선 향상이나 자연재해시의 신속한 대응조치가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이런 분야에 대해 AI나 기술의 활용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에서 많은 이용자 기반과 풍부한 자산을 갖춘 Z홀딩스 그룹과 라인 그룹은 이번 경영통합을 통해 경영자원을 집약해 각각의 사업영역 강화나 신사업 영역에 성장투자를 집행해 일본 이용자에게 편리한 체험을 제공하고, 일본 사회나 산업을 업데이트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또 “이 혁명적 모델을 통해 아시아와 전세계를 이끄는 AI 테크 컴퍼니를 만들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JV는 AI를 축으로 한 중장기 기술 개발 등에 연간 1000억엔을 투자할 계획이다. 구글이나 아마존, 페이스북, 알리바바 등 글로벌 IT 기업에 대항하기 위해서다.

통합회사는 Z홀딩스와 라인이 갖고 있는 장점과 경영 자원을 결집한 회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두 회사의 단순 매출만 합산해도 일본 1위 인터넷 기업인 라쿠텐을 뛰어 넘는다. 또한 두 회사가 통합하면 약 1억명 규모의 인터넷 서비스 회사가 탄생하게 된다.

신중호 라인 공동 대표는 Z홀딩스의 CPO(Chief Product Officer)를 맡게 될 예정이다. 신중호 대표는 합작회사에서 신사업 방향성을 설정하고, 투자 계획을 설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다.

한편 두 회사는 경영통합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일본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개인 데이터의 과점화(寡占化)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아 심사 과정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저작권자 © Businesskore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