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시티 등 관광인프라 활용 방안 마련도 중요…해변 관광 거점 간 상승효과 일으켜야

[비지니스코리아=이송훈 기자] '블레저(Bleisure)족’은 출장(Business) 중에 잠시의 여가(Leisure)를 즐기거나 개인적 휴가를 붙여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을 이르는 신조어이다.

비즈니스 차 떠난 여행 중에 개인적인 시간을 내어 개인적인 휴식을 누리는 추세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일할 수 있도록 디지털 환경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추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국내에서도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등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트렌드가 보편화되면서 블레저를 즐기려는 욕구가 꿈틀대고 있다.

전세계 숙박시설에 대한 온라인 예약을 다루는 부킹닷컴이 한국인 2017명을 포함한 전세계 30개국 여행객 5만6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난해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여행객의 20%(전체 평균은 34%)가 출장 중 여가를 즐길 기회가 있다, 42%(전체 평균은 48%)가 여가를 즐기기 위해 기간을 연장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출장이 즐겁다고 10점 만점에 7점 이상을 준 한국인 응답자도 22%(전체 평균은 39%)에 달했다.

관광업계 및 유명관광도시들은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부산은 지난해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수도 전년보다 3.2% 증가한 247만 3천여 명으로 서울에 이어 2위이고, 국제회의 주최 건수도 지난해에만 239건으로 아시아 4위권이다. 서울과 함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MICE(전시 컨벤션) 도시이기에, 부산에서도 블레저족이 조금이라도 더 오래 머물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마린시티 상공에서 본 동백섬과 해운대해수욕장 전경. 이달 말 준공 예정인 101층 엘시티가 눈에 띈다. ((주)엘시티PFV 제공)
마린시티 상공에서 본 동백섬과 해운대해수욕장 전경. 이달 말 준공 예정인 101층 엘시티가 눈에 띈다. ((주)엘시티PFV 제공)

한국관광공사의 2017년 조사자료에 따르면, 서울과 부산 등에서 열린 MICE행사에 참가한 이들은 행사를 위해 평균 5.2일에 행사 외 목적으로 평균 2.1일을 더해 총 7.3일 정도를 체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사 외 목적 체류일이 2016년에 비해 0.5일 늘어났다.

이들은 행사 외 체류기간 중 시내투어, 자연경관 감상, 식도락, 쇼핑, 역사문화유적 관광, 전통문화 체험 등을 즐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운대의 한 유명호텔 고객응대책임자 K씨는, “지역적 특성을 살린 프로그램을 기획하려면 행사주최측과 주요 호텔 사이의 긴밀한 협조가 중요하다”며, “출장자들이 편리하게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텔과 함께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UN관광기구가 분류한 미래 10대 관광트렌드(해변/스포츠/생태/농어촌/크루즈/문화/도시/모험/테마파크/국제회의)의 절반 이상이 ‘해양’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부산은 해양관광도시로서의 지역 특성을 살려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는 관광업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부산에서도 해운대는 입지와 자연환경 등으로 보면 관광프로그램 개발에 가장 탁월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MICE(전시컨벤션) 시설, 연중 계속되는 축제, 고급호텔과 리조트 등 관광 인프라가 갖추어져 있어서 ‘힐링’과 ‘쇼핑’, ‘문화/엔터테인먼트’를 모두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H여행사 해운대지점의 한 관계자는,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현대적인 건물들이 빚어내는 조화가 내국인들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고 있다”며, “비즈니스 차 온 관광객들은 대부분 해운대를 찾으므로, 이들이 조금이라도 더 오래 머물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 개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관광전문가들은 해운대가 24시간 365일 활기 넘치는 관광명소가 되려면 분야별로 보완해야 할 부분들이 많다고 지적한다.

그런 면에서 최근 정부가 해양치유, 마리나, 크루즈, 수중레저 등 4대 해양레저관광산업 육성대책을 발표한 것은 부산에서도 해운대지역 관광업계에 더욱 희소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운대는 해양치유와 관련성이 깊은 해변온천관광지구인데다가, 마리나와 크루즈 시설이 갖춰져 있어서 해양레저관광산업 발전의 기본 토대는 어느 정도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해운대해수욕장변에 이달 말 준공되는 해운대관광리조트 엘시티와 같은 랜드마크도 블레저족의 관심을 끄는 관광시설로서 한 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 4계절 내내 온천을 이용할 수 있는 실내외 워터파크와 인피니티 풀, 해양치유산업과 관련성 높은 메디컬 스파, 부산 해변과 도심은 물론 멀리 쓰시마섬까지 볼 수 있는 초고층 전망대, 국내 최고 수준의 호텔, 쇼핑 및 식음료 시설 등을 원스톱으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엘시티는 해운대해수욕장을 끼고 있는 자연환경뿐만 아니라, 쇼핑과 전시컨벤션의 중심인 센텀시티, 아름다운 야경으로 유명한 마린시티 등 인접한 관광스팟과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국내외 관광객을 불러모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부산이 관광지로서 관심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바다 때문이다. 아름다운 바다와 해변의 정취는 부산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깊게 각인되는 이미지이다. 부산시도 그 동안 해변 관광자원 개발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이제는 한발 더 나아가 해변 관광 거점들을 좀 더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을 구체화하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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