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문 게재된 쇼핑몰에도 원산지 표시 수정되지 않아 비난

[비지니스코리아=정민희 기자] BBQ가 가공품으로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BBQ 고소 달콤옥수수 스프’의 전분가공품 원산지를 허위로 삭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제품의 전분가공품 원산지가 ‘일본’이지만 최근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일본의 ‘일’자가 빠진 ‘( 본)’으로 판매되고 있어 BBQ가 일본산 불매운동의 영향에 전분가공품 원산지인 일본의 ‘일’자를 일부러 누락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논란에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림부)는 원산지 표기법 위반 조사에 착수한다.

논란이 일자 온라인쇼핑몰 대행 운영업체가 사과문을 게재하면서도 원산지 표시는 수정되지 않은 채 그대로 두어 더 공분을 사고 있다. 

'비비큐 고소달콤 옥수수스프' 제품 설명서에서 전분가공품의 원산지가 '일본'에서 '일'자가 지워진 채 표기돼있다.(빨간색 사각)
'비비큐 고소달콤 옥수수스프' 제품 설명서에서 전분가공품의 원산지가 '일본'에서 '일'자가 지워진 채 표기돼있다.(빨간색 사각)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BBQ는 쿠팡과 위메프, GS샵 등 온라인쇼핑몰에서 판매하는 '비비큐 고소달콤 옥수수스프'의 제품 설명서에서 원재료 중 하나인 전분가공품의 원산지를 '( 본)'으로만 표기하고 실제 소비자에게 배송된 제품에는 전분가공품의 원산지가 '일본'으로 적혀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BBQ가 최근 일본 불매운동 여파를 피해가기 위해 원산지를 허위 표시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주요 온라인쇼핑몰에 BBQ '고소달콤 옥수수스프'를 실제 판매한 곳은 BBQ와 가정간편식(HMR) 온라인 총판 계약을 맺은 패션지오(주)이다. 이 업체는 네이버에서 BBQ 온라인 공식 스토어도 운영한다. 이곳 역시 '고소달콤 옥수수스프'의 원산지를 '본'으로만 표기해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업체가 BBQ의 공식 판매점인 데다 상품도 본사 직배송으로 이뤄지는 만큼 BBQ 본사 측도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BBQ가 옥수수 스프 원산지 표기를 제대로 표기하지 않았다는 소식이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잇따라 올라오면서 소비자의 비판도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 소비자는 “인터넷 쇼핑몰 대부분에서 올라오고 있는 것을 봤을 때 개인판매업자의 일방적인 일탈은 아닐 것”이라며 “대기업에서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농림축산부 관계자는 매체와의 통화에서 “BBQ 고소 달콤옥수수 스프의 원산지 표기법 누락에 대해 추가 조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식품 가공품의 경우 원료의 3순위까지 표기해야 한다”며 “만약 BBQ가 원료 3순위 안에 든 원료를 일부러 지웠다면 과태료 처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선 저희 판단에서는 원산지 미표시로 보고 추가적인 조사를 할 계획”이라며 “과태료 부과 대상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주요 온라인쇼핑몰에 BBQ '고소달콤 옥수수스프'를 실제 판매한 곳에서 올린 사과문.
주요 온라인쇼핑몰에 BBQ '고소달콤 옥수수스프'를 실제 판매한 곳에서 올린 사과문.

원산지표기법에 따르면 농수산물이나 그 가공품에 대해 바르고 합리적인 원산지를 표기하도록 해 소비자들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공정한 거래를 유도해 생산자와 소비자를 보호하도록 하고 있다. 만약 원산지 표시를 혼동하게 할 목적으로 그 표시를 손상·변경하는 행위는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또 양벌규정에 의해 법인의 대리인이 원산지 표시를 위반하더라도 이를 방치한 대가로 함께 처벌이 가능하다.

BBQ 측은 "온라인 총판 계약을 맺은 업체에서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며 "BBQ 본사가 직접 제품 설명서에 관여하거나 고의로 누락한 건 아니다"고 해명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이날 BBQ 온라인벤더인 패션지오(주)는 각 온라인 쇼핑몰 해당상품에 “2018년8월(일본 불매운동 하기전)부터 판매한 제품으로 출시시 표기의 고의가 아닌(담당자의 실수로 탈자가 된 부분)유통판매 대행 관리 미흡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란 사과문과 함께며 즉시 보상해줄 것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 사과문 아래에 게시된 해당 상품 원산지 표시는 수정되지 않은 채 그대로 노출돼 비난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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