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개발 AI칩 공개…"AI 풍부해지려면 영상지능 필수"

[비지니스코리아=윤영실 기자] LG전자가 글로벌 기업들이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인공지능(AI) 시장에서 '영상지능'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단순히 이용자가 음성으로 명령을 내리고 이를 인식하는 AI가 아니라 머신러닝 기반의 카메라 센서가 스스로 촬영한 장면을 학습하고 추론을 통해 빅데이터를 처리하는 영상지능으로 AI 기술을 한단계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박일평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은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IFA(국제가전전시회) 2019'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LG 미래기술 좌담회'를 통해 "음성명령 기반의 AI가 더욱 풍부해지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기 위해선 영상지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AI 전략의 키워드로 '진화·접점·개방'을 제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장소에 관계 없이 내 집처럼 생활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 CTO 박일평 사장이 현지시간 5일 獨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9'에서 '어디서든 내 집처럼(Anywhere is Home)’이라는 주제로 ‘LG 미래기술 좌담회(LG Future Talk powered by IFA)’를 진행했다. 박일평 사장이 LG전자의 인공지능 전략과 미래 비전을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CTO 박일평 사장이 현지시간 5일 獨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9'에서 '어디서든 내 집처럼(Anywhere is Home)’이라는 주제로 ‘LG 미래기술 좌담회(LG Future Talk powered by IFA)’를 진행했다. 박일평 사장이 LG전자의 인공지능 전략과 미래 비전을 소개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LG전자가 IFA 개막을 하루 앞두고 글로벌 미디어와 전자업계 관계자 등을 초청해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의 최대 화두이자 원동력인 AI를 두고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나누기 위해 마련했다.

주최측인 LG전자에서 박 사장이 패널 대표로 나섰으며 디노 플로레 퀄컴 부사장과 스페인 통신사 텔레포니카 혁신연구소의 모리스 콘티 최고혁신책임자(CIO), 랄프 비그만 iF 인터내셔널 포럼 디자인부문 회장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박 사장은 "연결성을 통해 고객은 어디서든 안락함, 편안함, 익숙함 등을 제공하는 집의 본질을 느낄 수 있다"면서 "스마트 TV, 냉장고, 자동차, 건물 등 주변의 모든 것이 접점으로 동작해 서로 소통하고 배우고 협업하며 고객의 더 나은 삶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한 핵심 전략으로 LG전자는 '영상지능'을 제시했다. 기존에 아마존, 구글,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 대부분이 음성인식 기반의 AI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는 상황에서 LG전자는 머신러닝이 가능한 이미지센서를 기반으로 한 '영상 AI' 기술까지 결합해 AI 서비스의 정확도를 높이겠다는 목표다.

이날 LG전자는 클라우드에 연결된 이미지센서 '비전 팩(Vision Pack)'도 공개했다.

박 사장은 "비전 팩이 탑재된 LG 스타일러는 내부에 걸린 옷을 이미지센서를 통해 파악해 어떤 의류인지 파악하기 위해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보낸다"면서 "클라우드는 빅데이터 분석을 거쳐 옷의 소재를 판단하고 최적의 관리 코스를 스스로 세팅해 의류를 간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기존에 고객들이 LG 스타일러에 옷을 투입한 뒤 직접 의류관리 코스와 작동 시간 등을 설정할 필요 없이 기기 내부에 탑재된 카메라가 직접 옷을 분석해 스스로 작동하는 것이다.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IFA(국제가전전시회) 2019'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LG 미래기술 좌담회'에서 박일평 LG전자 사장(왼쪽)과 패널들이 대담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박 사장, 랄프 비그만 iF 인터내셔널 포럼 디자인부문 회장, 모리스 콘티 텔레포니카 혁신연구소 최고혁신책임자, 디노 플로레 퀄컴 부사장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IFA(국제가전전시회) 2019'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LG 미래기술 좌담회'에서 박일평 LG전자 사장(왼쪽)과 패널들이 대담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박 사장, 랄프 비그만 iF 인터내셔널 포럼 디자인부문 회장, 모리스 콘티 텔레포니카 혁신연구소 최고혁신책임자, 디노 플로레 퀄컴 부사장

또 박 사장은 '씽큐 핏(ThinQ Fit)'도 처음으로 소개했다. 씽큐 핏은 3D 카메라 기술을 이용해 사용자가 옷을 입은 상태에서 신체를 정확히 계측하고, 이를 기반으로 '아바타'를 생성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아바타를 이용해 고객들은 직접 옷을 입지 않고도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같은 쇼핑몰에서 자신의 신체 사이즈에 맞는 옷을 추천받거나 체험할 수 있는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씽큐 핏과 연동된 서비스를 통해 마음에 드는 옷을 구매하거나 잘 어울리는 옷을 추천받을 수도 있다"며 "온오프라인에서 이뤄지는 의류 쇼핑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LG전자는 독자 개발한 인공지능 분야 핵심부품인 'AI칩'도 공개했다. 이 칩은 인간의 뇌 신경망을 모방한 프로세서인 'LG 뉴럴엔진'을 내장해 딥러닝 알고리즘의 처리성능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박 사장은 "스스로 학습하고 추론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On-Device) 인공지능을 구현할 수 있어 네트워크가 연결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AI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AI 서비스의 3대 개방형 전략으로 Δ오픈 플랫폼(Open Platform) Δ오픈 커넥티비티(Open Connectivity) Δ오픈 파트너십(Open Partnership)을 추진하고 있다.

개방형 전략의 대표적 사례로는 씽큐 플랫폼 개방과 스마트 TV용 운영체제인 '웹OS'를 들 수 있다. LG전자는 최근 씽큐 플랫폼을 외부에 공개하며 제3의 개발자들이 언제든 이를 활용한 AI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개발도구(SD 키트)도 제공하고 있다.

디노 플로레 퀄컴 부사장은 "LG전자와의 견고한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진화하는 소비자 요구사항을 충족시킬 수 있는 차세대 자동차 기술을 함께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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