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으로 증강현실 뮤지컬 관람, 캐릭터가 사용자 행동 따라하기도

[비지니스코리아=정민희 기자] 국내 연구진이 컴퓨터그래픽 분야 세계 최고 국제 전시회에서 증강현실 신기술을 선보여 관람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은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지난 7월 28일부터 5일간 미국 LA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된‘시그라프(2019 ACM SIGGRAPH)’에 참가해 AR(증강현실) 기술을 연극에 접목한‘AR 뮤지컬’을 선보였다고 21일 밝혔다.

시그라프는 컴퓨터 그래픽 분야 세계 최고 학회 및 전시회 중 하나다. ETRI는 본 전시회에서 연구진이 개발한 다수 사용자 참여가 가능한‘AR 공간 생성 및 위치 추정 기술’과‘AR 인터랙션 기술’에 공동연구기관인 ㈜토즈의 애니메이션을 더한 신개념 콘텐츠를 선보여 관계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사용자의 행동을 AR 고양이가 실시간으로 재현하는 ETRI의 인터랙션 기술 시연 모습.
사용자의 행동을 AR 고양이가 실시간으로 재현하는 ETRI의 인터랙션 기술 시연 모습.

 

연구진이 선보인 AR 뮤지컬은 특수 제작된 무대와 태블릿PC로 이뤄진다. 실제 배우 없이 소품만 놓인 무대를 태블릿으로 비추면 AR 배우들이 등장해 의자 위를 뛰어 다니며 화려한 춤과 노래가 펼쳐진다. 강아지와 함께 살아온 고양이‘티미드’에게 길고양이들이 음악과 춤을 통해 진정한 고양이의 세계에 대해 알려주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노래와 대사도 만들었다. 특히, 5마리의 고양이가 등장해 군무를 펼치는 모습은 뮤지컬 캣츠를 떠오르게 할 정도로 몰입도가 높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로 AR 콘텐츠를 제작해 움직임이 자연스럽고 정교하다.

사용자가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술도 선보였다. 지정된 위치에서 춤을 추면 스크린에 AR 고양이가 등장해 이를 실시간으로 따라한다. 연구진의 기술은 체험자의 다수의 가족 혹은 지인들이 함께 보고 즐기고 기록으로 남길 수 있도록 만들어 학회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특히 올해 시그라프에서는 참가 기술 대부분이 VR(가상현실)과 모션 트래킹 기술이 주를 이뤄 AR 기술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핵심 기술인 다수 사용자 참여가 가능한 공간 생성 및 위치 추정 기술은 3차원 모델링을 통해 공간을 증강현실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만들고 3차원 가상 객체인 AR 캐릭터들이 정확한 위치에 있도록 만드는 기술이다. 또한 다수 사용자간 인터랙션 기술을 통해 여러 명의 사용자가 동일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이 기술은 문화체육관광부(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9년 문화기술 연구개발 지원사업인 ‘사용자 참여형 문화 공간 콘텐츠를 위한 AR 플랫폼 기술 개발’ 과제의 결과물의 일환으로 개발됐다. 연구진은 향후 교육, 엔터테인먼트 목적으로 활용할 계획임을 밝히고 과제 협력기관인 경남 김해시와 롯데월드 테마파크에도 관련 기술을 올 하반기에 시범 적용하기로 했다.

과제책임자인 정성욱 ETRI 박사는“이번 전시회를 발판으로 AR 기술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협력기관을 늘려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AR 서비스를 적용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김기태 ㈜토즈 대표는“이번 SIGGRAPH 2019 출시를 기점으로 융합 콘텐츠를 점진적으로 발전시켜 향후 실제 뮤지컬 무대에도 적용해 더욱 화려하고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 기술은 관련 국제논문 4건을 발표하고 국제 특허 5건이 출원되었으며 기술이전 예정이다.

연구진은 향후 알고리즘 최적화를 통해 성능 경량화 및 엔진 정확도를 높일 수 있도록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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