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시장 진출

[비지니스코리아=정민희 기자] SKC가 미래 전기차 시장 확대를 위한 신산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1위 동박 제조업체 인수를 시작으로 본격화한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뛰어든다는 구상이다.

SKC는 13일 이사회를 열고 글로벌 사모펀드인 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KKR)가 보유한 KCFT 지분 100%를 1조 20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세부 실사와 인허가 등 절차를 거쳐 신속하게 인수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인수 작업이 마무리되면 KCFT는 SKC의 자회사가 된다.

전북 정읍시에 있는 KCFT 공장 전경.
전북 정읍시에 있는 KCFT 공장 전경.

 

동박은 구리를 고도의 공정기술로 얇게 만든 막으로 2차전지 음극에 쓰이는 핵심소재다. 전지용 동박은 얇을수록 많은 음극 활물질을 채울 수 있어 배터리 고용량화와 경량화에 유리하다.

KCFT는 전세계 배터리 제조사를 주요 고객으로 2차 전지용 동박 제조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가졌다. 지난해 기준 KCFT는 세계 동박 시장점유율 15%로 1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독자기술로 머리카락 30분의1 크기인 4.5㎛ 두께의 초극박 동박을 세계 최장 50㎞ 길이 롤로 양산화하는 압도적 기술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동박 시장은 전기차 배터리 수요 증가로 급속히 팽창하고 있는 만큼 SKC는 2022년까지 생산능력을 3배 수준으로 확대한다. 특히 SKC 40년 노하우가 담긴 필름 제조기술을 더해 더 얇고 품질이 뛰어난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KCFT는 원래 LS엠트론의 동박·박막 사업부로 출발한 업체다. 2017년 7월 LS엠트론이 KKR에 사업부 지분 전량을 넘기며 KCFT가 설립됐다.

선택과 집중 전략의 하나로 일부 사업부 정리에 나선 LS엠트론과 동박 사업의 미래에 투자한다는 KKR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업계에서는 당시 KKR이 LS엠트론으로부터 동박 사업부 지분 전량 인수에 약 30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KCFT의 기업가치가 2년여 만에 4배 이상 뛰어오른 셈이다.

KCFT는 2차 전지용 동박 제조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요 고객사는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한 국내 자동차 배터리 업체와 파나소닉 등 글로벌 업체다. 지난해에는 매출 약 3000억원 기록했고, 전 세계 동박 시장 점유율 15%를 달성해 1위를 차지했다.

SKC의 기존 사업 영역인 필름 제조기술과 KCFT의 동박 제조기술이 결합해 발휘할 시너지도 기대된다. 배터리 영역에서 동박 소재 사업은 구리를 얇게 가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동박이 얇아야 배터리에 음극 활물질을 더 많이 채울 수 있어서다. 얇은 동박을 만드는 기술이 배터리 고용량화와 경량화에 핵심 기술로 평가되는 이유다.

SKC 관계자는 "SKC는 필름 관련 사업을 40년 넘게 영위해온 기업으로 KCFT의 동박 제조 기술력을 한 층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SKC는 SK그룹 중 해외 생산법인을 가장 먼저 설립한 만큼 축적된 해외 공장 운영 노하우를 갖고 있어 이를 활용해 KCFT의 글로벌 생산력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차 시장의 확대로 배터리 수요가 늘어나자 동박 시장도 활황이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용 동박 시장은 지난해 9만 1900t을 기록했지만 2025년에는 약 17배인 152만톤 시장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SKC는 2022년까지 동박 생산능력을 지금보다 3배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완재 SKC 사장은 “SKC와 KCFT의 지속 성장을 바탕으로 구성원 모두의 행복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번 인수를 SKC의 딥체인지 기폭제로 삼아 기업 가치를 높이고 한국 소재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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