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영업익 합계 65.5% 감소

[비지니스코리아=윤영실 기자] 지난해까지 이어졌던 메모리 반도체 ‘슈퍼 호황’이 끝나면서 국내 업계 ‘빅2’에 해당하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군과 SK하이닉스 1분기 영업이익이 1년 만에 3분의1 토막이 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부터 불거진 반도체 위기론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삼성전자는 30일 지난 1분기 사업부문별 세부 실적을 발표했다.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 속한 반도체 사업에서는 매출 14조 4700억원, 영업이익 4조 1200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11조 5500억원의 35.7%에 불과하며, 5조원에 못 미친 것은 2016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영업이익률도 28.5%에 그쳐, 50% 안팎이던 지난해와 대비된다.

SK하이닉스도 상황은 비슷하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은 매출 6조7천772억원, 영업이익 1조3천66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22%, 영업이익은 69% 감소했다. 전분기 대비해서는 매출은 31.81%, 영업이익은 69.15% 줄어들었다.

지난해까지 계속됐던 메모리 반도체 호황이 끝나고 D램과 낸드 수요 정체와 가격 하락이 이어진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주요 고객인 데이터센터가 공급 부족을 우려해 구매해 뒀던 제품을 소진하는 과정에서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급감했고, 스마트폰 시장 침체로 모바일용 반도체 수요도 기대치를 밑돈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주요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에 따른 고용량 낸드, D램 메모리 수요와 서버 업체들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전환에 따른 낸드 메모리 수요는 견조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과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합계는 호황이 한창이던 1년 전의 3분의1을 조금 넘는다.

두 회사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 합계는 5조 4865억원으로, 1년 전(15조 9173억원)에 비해 65.5%나 줄어들었다. 지난해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군 홀로 올린 영업이익(11조 5500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증권가가 내 놓은 올해 두 회사 영업이익 전망치 합계도 약 23조원으로, 지난해 65조 4100억원보다 6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세원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마케팅담당 부사장은 “1분기 거시경제의 불확실성과 수요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낸드플래시는 계절적 비수기 및 재고 조정 영향을 받았다”며 “비메모리는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고, 데이터센터 수요 약세가 지속됐다. 이에 D램 및 낸드플래시 ASP가 20% 중반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8Gb DDR4 1G×8 2133MHz 기준) 고정거래가격은 지난해 9월 8.19달러(약 9547원)에서 올해 4월 4.00달러(약 4663원)로 지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낸드플래시(128Gb 16G×8 MLC 기준) 고정거래가격도 지난해 11월 4.74달러(약 5525원)에서 올해 4월 3.98달러(약 4639원)로 지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분기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전반적인 수요 약세로 인한 실적 부진을 우려했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2분기부터 서버와 모바일 등 일부 시장을 중심으로 수요가 회복되면서 실적 반등(상저하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는 1분기 서버 업체들이 D램 구매에 보수적으로 나섰지만, 2분기에는 재고 수준이 낮아짐에 따라 수요가 회복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을 중심으로 고용량의 메모리 채용이 기대되는 것도 하반기 시장 반등을 기대하는 이유다.

차진석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이에 대해 “2017년과 2018년에 데이터센터 고객사들이 경쟁적으로 투자를 하면서 메모리 시장에서 구매 과잉이 있었다. 그 여파로 올해는 고객사들이 구매를 지연하고 재고 소진에 집중하고 있다”며 “2분기는 서버용 D램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 모바일용 D램은 완연한 회복이 예상된다. 올해 인텔의 새로운 프로레서 등장이나 5세대 이동통신,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등이 준비 과정을 거쳐 내년부터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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