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지니스코리아=이송훈 기자] 최근 국내 주택 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고 있다. 한 해 중 거래량이 가장 많은 3월임에도 불구하고 2006년 관련 통계를 시작한 이래 주택 거래량은 동월 대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18일 국토교통부는 “서울의 3월 주택 매매 거래량은 5633건으로 전년 동월(2만4122건) 대비 76.6% 줄었다” 고 밝혔다. 3월 거래량으로 봤을 때 14년만의 최저치다.

전국으로 범위를 확대해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전국의 3월 주택 매매 거래량은 5만1357건으로 전년 동월(9만2795건) 대비 44.7% 줄었다. 수도권 거래량은 2만2375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58.7% 줄었으며 지방 거래량은 2만8982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25% 감소했다.

유형 별로 봤을 때 전국의 아파트 거래량은 3만1760건으로 지난해 동월(6만2050) 대비 48.8% 감소했다.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 감소 폭도 두드러진다. 3월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1813건으로 지난해 동월(1만4609건) 대비 87.6% 줄었다.

업계에서는 9.13부동산 대책을 시작으로 최근 정부가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을 통해 다주택자와 고가주택 소유자들의 세부담 상한액을 200%까지 높이는 등 강력한 부동산 억제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상가 시장 또한 상황이 최악이다. 상업용 부동산은 주택보다 경기 민감도가 훨씬 높다. 이미 지난해부터 상업용 부동산의 공실률 상승과 수익률 하락은 시작됐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중대형 상가의 공실률은 10.8%, 소규모 상가는 5.3%로 연초대비 각각 0.4%포인트, 0.6%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 중대형 상가의 임대료는 전국 평균 ㎡당 2만 9,000원으로 전년 대비 0.2% 하락했고, 소규모 상가는 2만 800원으로 0.8% 떨어졌다.

최근의 경기 악화로 상가 시장 장기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간 부동산 투자 시장을 양분했던 주택과 상가 시장은 정부 부동산대책과 내수침체 및 경기불황으로 투자 가치를 점차 잃어가고 있다.

반면 토지 시장은 예비타당성 면제 등의 각종 규제 완화와 전국적인 개발 사업으로 토지 투자에 관심이 높은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과거 자산가들의 전유물로만 인식되던 토지 투자가 점차 보편화 되고 있는 추세이며, 투자자들의 평균 연령도 낮아지고 있다.

최근 수도권 다핵화 및 지방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수도권의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이에 경기외곽의 용인, 화성, 평택 지역의 저평가된 토지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 투자 종목으로 형성 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중 용인 지역은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개발이라는 초대형 호재를 안고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는 이르면 2022년 공장 착공이 이뤄질 예정으로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독성리, 죽능리, 학일리 등에 걸쳐 448만㎡ 부지에 50여개 협력업체가 참여하는 세계 최대규모의 반도체 집적단지다. 총 투자 예정 규모만 120조원에 달하며 직접 고용 1만 5000명, 협력업체까지 5만명의 고용효과와 용인시 처인구 일대를 중심으로 대규모 주거 및 상업시설, 광역교통망이 구축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지역경제발전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처인구는 2022년까지 개통예정인 제2외곽순환도로와 서울~세종 간 고속도로의 최대 수혜 지역으로 기존 영동고속도와 서울~용인 간 등을 이용해 서울 강남, 수원 등 수도권 주요 지역으로의 접근성이 뛰어난 지역이다. 이에 최근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개발 호재에 힘입어 지난해 12월부터 처인구 원삼면 땅에만 200억 원이 넘는 뭉칫돈이 몰렸고 지난달에는 500억 원 이상의 토지거래가 이루어 지는 등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지 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과열되고 있는 원삼면 지역 투자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서는 원삼면의 경우 수용지역에 해당되면 뒤늦게 투자한 투자자는 오히려 투자금액보다 낮은 가격에 수용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서는 주변 지역인 처인구 호동 등의 비도시지역이 중장기적인 개발 관점에서 향후 개발압력이 미치는 지역으로 투자 효율이 우수할 것으로 평가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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