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 CEO “가장 큰 한국 고객” 배후 언급 분석

LetGoDigital 사이트 보도 화면 캡처
LetGoDigital 사이트 보도 화면 캡처

[비지니스코리아=김은진 기자] 지난 2015년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 ASML에서 발생한 회사 직원들의 소프트웨어 등 기술탈취 사건에는 삼성전자가 관여됐다는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네덜란드 정보기술(IT) 전문 온라인 뉴스 사이트인 레츠고디지탈(LetGoDigital)는 피터 웨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가 네덜란드 TV와의 인터뷰에서 기술탈취 사건의 배후에 "우리의 최대 한국 고객"이 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웨닝크 CEO는 ‘그 고객이 삼성을 의미하느냐’는 반복된 질문에 “우리의 최대 한국 고객”이라고민 반복하고 직접 ‘삼성’이라고 이름을 대지는 않았지만 레츠고디지탈은 "삼성이 스파이 활동의 배후에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이 같은 확정적 보도 정황에는 “ASML이 외부 업체를 고용해 누가 절도 배후인지 파악한 뒤 이런 결론을 내렸다”고 답한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ASML 기술탈취 사건은 지난달 11일(현지시간) 네덜란드 금융신문인 파이넌시엘 다그블라드가 처음 보도해 알려졌다.

이 신문은 중국 기업 둥팡징위안의 실리콘밸리 계열사인 XTAL에 의해 주도되었다고 말해 중국 정부가 이번 절도의 배후임을 시사했다.

둥팡징위안은 중국 과학기술부와 유대를 맺고 있으며 중국의 반도체 장치 육성 프로젝트와 관련한 보조금을 지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ASML은 이 같은 '중국정부의 스파이행위'의 피해자라는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웨닝크 CEO는 11일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가 국가적 음모의 희생양이 됐다는 주장은 잘못된 것이다. 사실은 실리콘밸리에 근무하는 소수의 ASML 직원에게 강탈당했는데 이들은 자신들의 부를 축적하기 위해 법을 어겼다” 고 말했다.

성명서에 따르면 이들 직원들은 중국 및 미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데 ASML의 광범위한 제품 및 서비스 포트폴리오의 특정 작은 부분인 마스크 최적화를 위한 소프트웨어를 훔쳐 경쟁 제품을 만들어 한국에 있는 기존 ASML 고객에게 판매했다고 적시했다.

또 XTAL에 대한 자금 지원은 한국과 중국에서 왔다고 성명서는 밝혔다. 레츠고디지탈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XTAL 지분 30%를 인수했고 이 기술탈취 사건 후 ASML로부터는 기술탈취 관련 소프트웨어 구매를 중단했다.

이에 따라 ASML은 2016년 XTAL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대응했고 산타클라라 법원은 지난 2018년 11월 이미 파산한 XTAL에 대해 2억2300만 달러에 달하는 보상금을 ASML에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나노미터 비메모리 칩 생산과 관련한 극초단파(EUV) 공정 장비(대당 5억2900만 달러, 한화 약 6000억원)를 ASML로부터 구입하는 등 ASML 최대 고객사 중 하나다.

ASML 스파이 사건의 배후에 삼성전자가 있다는 ASML CEO의 시사 이후 두 기업의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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