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19 (토)
인도네시아 교민 수백명이 KEB하나은행에 항의한 사연은?... 해외서 보험 불완전판매 '논란'
현지 보험사 유동성 문제로 만기금 지급 지연
인도네시아 교민 수백명이 KEB하나은행에 항의한 사연은?... 해외서 보험 불완전판매 '논란'
  • 정석이
  • 승인 2019.01.15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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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쿠닝안 거리에 위치한 KEB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본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쿠닝안 거리에 위치한 KEB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본점

[비지니스코리아=정석이 기자] KEB하나은행이 인도네시아에서 불완전판매 논란에 휩싸였다.

KEB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이 현지 보험사와 손잡고 방카슈랑스 방식으로 저축성 보험을 판매하면서 ‘적금’으로 안내한 의혹과 함께 만기가 수개월 지나서도 원금을 돌려주지 못해 보험가입 고객들로부터 항의를 받고 있다.

15일 금융권과 외신에 따르면 KEB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PT Bank KEB Hana)은 지난 2016년부터 현지 국영보험사 '지와스라야(Jiwasraya)'가 기획한 저축성 보험인 ‘제이에스 프로텍시 플랜(JS Proteksi Plan)을 방카슈랑스 방식으로 판매했다. 이 상품은 금리가 연 6~9% 수준으로 현지 예금 대비 1%포인트(p)이상 높은데다 가입금액의 0.25~0.5%를 캐시백으로 지급하는 등 행사로 인기를 끌었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상품을 판매한 은행은 타붕안 느가라 은행(BTN)‧라크얏 인도네시아 은행(BRI) 등 인도네시아계 은행을 비롯해 ANZ‧QNB‧빅토리아 인터내셔널‧스탠다드 차타드 등 대형 은행들이며 한국계 은행으로는 하나은행 인니법인이 유일하다.

1월 현재 1만7000여명이 이 상품에 가입한 것으로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한인 교민 가입자수는 474명이며 1월 현재 150여명이 원금 상환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품 만기일은 지난해 10월과 12월로 만기 도래후 고객에게 원금과 이자를 돌려줘야 하나 운영자산 40조원에 이르는 국영보험사인 지야스라야가 유동성 문제로 고객의 돈을 돌려주지 못하면서 사태가 발생했다.

KEB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의 지와스라야(Jiwasraya) 상품 홍보 전단(왼쪽)과 예금금리(Rate Deposito)가 안내된 상품 설명서
KEB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의 지와스라야(Jiwasraya) 상품 홍보 전단(왼쪽)과 예금금리(Rate Deposito)가 안내된 상품 설명서

 

문제는 상품 판매에 적극 나섰던 하나은행이 이런 사태가 터지자 나 몰라라 한다는 데 있다. 보험에 가입한 일부 교민들은 하나은행이 제대로 상품 설명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어 파장이 커지고 있다. 하나은행이 금융기관의 도덕적해이로 볼 수 있는 불완전판매에 나섰다는 것이다.

시사저널은 취재한 현지 교민 피해자 박 씨가 “창구 직원과 마케팅 직원이 상품을 설명하면서 ‘적금이며 보험 혜택도 받는다’고 설명했다”는 주장을 그대로 보도했다. 또 현지 은행 직원이 휴대전화 문자로 고객에게 ‘투자 상품이 아니다. 절대 아니다(Bukan Investasi. Ini pasti)’고 설명한 자료 등 주고받은 문자 자료까지 확인 공개했다.

교민들은 “인도네시아 금융권에 지난해 1분기부터 지와스라야 재정이 불안정하다는 소문이 파다했는데도 문제를 따져보지 않고 상품판매에만 열을 올린 것은 분명 하나은행의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일부 교민들은 은행과 거래를 끊는 등 보이콧에 나섰다.

여기에 KEB하나은행이 최근 인사를 통해 이 상품을 판매한 이화수 인도네시아 법인장의 교체를 결정해 교민들의 원성은 더 커졌다. 교민들은 피해자 모임을 만들고 인도네시아 국영기업부(BUMN) 장관, 인도네시아 대사관, 국민 신문고, 금융감독원 등에 민원을 제기했다.

현재 하나은행은 올 2분기부터 순차적으로 원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매체는 하나은행 본사 관계자의 말을 인용, “현재 상황에서 만기 경과 고객에게 은행이 원금을 대신 지급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고 보도해 문제가 더 확산될 조짐이다.

KEB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측은 불완전판매는 없었다고 일축했다. 교민들은 한국 본사에도 이 사실을 알렸지만 인도네시아 법인은 별도 법인으로 영업 등 업무에 관여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한편 KEB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은 이 상품 판매를 통해 연 2%, 20억~30억원 정도의 수수료 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인도네시아 국영보험사 '지와스라야(Jiwasraya)'
인도네시아 국영보험사 '지와스라야(Jiwasra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