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오랫동안 일해온 한 한국인 기업가가 최근 페이스북에 올린 ‘한국인의 추태’가 관심을 끌고 있다. 대략적인 내용은 돼지사료처럼 뿌리는 팁이라든가 현지 가이드들에게 던지는 매너없는 반말, 그리고 베트남 여자들에 대한 끊임없는 성희롱 등이었다. 이런 내용이 베트남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닐 수 있고 일부 적지 않은 몰지각한 한국인들이 한국보다 경제사정이 나쁜 국가에 가면 보이는 추태들이이서 공감자가 늘고 있다.

이는 비단 한국인만 그런 것은 아니다. 태국 푸켓에 휴양을 오는 일부 서양인들도 비슷한 추태를 보인다. 그렇다고 이런 추태를 일반화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 다만 이런 추태가 한국기업의 현지 진출 시 부메랑이 되어 사업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예의를 지킬 필요가 있다. 저개발국가에 여행을 가서 무의식중에 내뱉는 말 중에 “와, 엄청 싸네(별거 아니네)”와 “여기 애들에게는 큰 돈이니까 뭐…”’가 있다. 한국보다 물가가 더 싼 것이나 혹은 인건비 싼 것에 대한 언급 정도야 당연히 상관없지만 돈으로 사람을 평가하고 기본적인 존중감 조차 없이 방약무인(傍若無人)할 때 추해보일 수 있다. 돈으로 모든 가치를 재는 가치관이 해외에 나와서도 그대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다보면 현지인들을 대할 때도 기본적인 존중감보다는 막말이나 무심결에 상처 주는 행동들을 하는 것 같다. 돈으로 사람을 평가하다보면 현지인들을 무시하는 언행으로 이어지기 쉽다.

명망 높고 존경 받는 한 현지 회장님을 한국 기업가 중 한 명에게 소개했는데 나이 70을 훌쩍 넘는 분과 얘기를 하면서 어깨를 툭툭 친다든가 영어를 할 때도 비언어인 제스쳐나 몸짓, 시선 등이 중요한데 누가 봐도 너무 함부로 대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보다보면 어떻게 저렇게 행동을 하고 처신을 할 수 있는 것인지 정말 황당할 때가 있다. 그렇게 하다보면 사실상 현지 사업이 어려워질 수 있다. 자신도 모르게 원한을 사고 있고 비웃음 당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걸로 보일 정도이다.

또 하나가 바로 현지 여성들에 대한 성희롱인 것 같다. 권리의식이 약하거나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기본적으로 지식이 약한 현지 여성들의 약점을 악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한국 드라마나 영화 등 소위 ‘한류’의 영향에 현지인들이 한국인들을 좋아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이런 것을 도리어 이용하는 것이다. 자꾸 몸을 스친다던가 쩍벌남을 한다든가 등등 보기 민망할 때가 적지 않다. 중요한 것은 이런 행동을 유흥가도 아니로 일반적인 사무를 보는 현지 여성들에게도 함부로 성희롱을 해대는 데 문제가 있다.

기본 인격 함량 부재는 차치하고 이런 무례한 행동들이 과연 현지에서 사업을 해나가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야 한다. 돈 싸들고 와서 사업하겠다는데 어느 국가든 받아들이기는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행동을 보이는 기업가에게는 현지인들의 감정이 갈수록 안 좋아지고 사업도 원활할 리 만무하다. 해외에서 사업을 펼쳐나가면서 정서적인 부분이라든가 현지인들의 반감 등도 고려를 해야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추태는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잠시 여행을 다녀가는 이들의 경우 다시 안올 수 있다고 생각해 벌일 수 있지만 결국에는 한국인의 이미지를 버리고 현지 한국인 사업가들에게 악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스타트업, 중소기업, 대기업 망라하고 이런 문제로 현지 시장 진출 시 실패사례를 찾는 것이 어렵지는 않다. 태국이나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해 한류로 쌓은 이미지를 기본 바탕으로 우리 기업들이 마구잡이로 달려드는 모습들을 보면 현지 유수 기업관계자들은 뒤에서 사실상 조소하고 있다. 현지화로 차근차근 이미지를 조성하는 게 아니라 무작정 돈만 뿌리면서 현지인들이 좋아하는 한류 관련 사업을 할 경우 잘될 것이라는 착각들을 많이 한다. 단기적 이익만을 쫓다보니 성공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이는 단수히 한국인들의 빨리빨리 성격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기본적인 사업자세를 갖추지 못한 데서 빚어진 것이다. 예산을 아무리 많이 갖고 들어와도 현지 파트너사들의 마음 조차도 잡기는 커녕 도리어 관계만 다 망치고 정리해서 떠나기 바쁘게 되는 것이다.

권리의식이 높은 선진국가들 혹은 한국보다 좀 잘 사는 나라에 가서는 통하지 않아서 하지 않을 언행들을 경제적으로 한국보다 좀 못 사는 나라에 가서 함부로 하는 언행들을 삼가하면 좋겠다. 해외사업이나 해외진출에도 도움이 안될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해외사업에 임하는 마음자세를 가졌으면 한다. 현지에서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돈을 주니 시키는 대로 다 하라는 태도나 고압적인 자세, 큰소리로 모욕감을 주는 등의 언행들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이는 한국사회에서도 흔히 접할 수 있는 모습들 아닌가. 안에서 새는 바가지가 밖에서도 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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