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SC 3.0 솔루션·장비 개발사 설립…1650만달러 투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왼쪽)과 크리스토퍼 리플리(Christopher S. Ripley) 싱클레어 방송 그룹 CEO가 합작회사 설립 협약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왼쪽)과 크리스토퍼 리플리(Christopher S. Ripley) 싱클레어 방송 그룹 CEO가 합작회사 설립 협약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비지니스코리아=윤영실 기자] SK텔레콤이 차세대 미디어 분야 사업에 국내외적으로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옥수수’ 사업조직과 국내 지상파 3사 OTT서비스 ‘푹’간 통합법인 출범을 선언한데 이어 미국 최대의 지상파 방송사인 '싱클레어 방송 그룹'과 합작회사를 설립해 차세대 방송 솔루션 시장에 진출한다.

SK텔레콤과 싱클레어 방송 그룹은 7일(현지시각)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9'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차세대 디지털 방송 표준인 'ATSC 3.0' 관련 솔루션·장비를 개발하는 합작회사(Joint Venture)를 설립하는 내용의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양사는 각각 1650만달러씩 총 3300만달러를 투자해 올해 1분기 안에 합작회사를 설립한 다음 공동 경영에 나선다.

합작회사는 미국 방송 업계의 대전환기를 맞아 차세대 방송 시장 선점에 나선다. 미국 방송 업계는 2018년 차세대 방송 표준 ATSC(Advanced Television Systems Committee) 3.0을 제정하고 기존 ATSC 1.0 대비 한층 진화한 방송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ATSC 3.0 방송 환경에서는 방송 주파수를 통해 여러 형태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으며 방송망과 통신망(LTE, 와이파이 등)의 이종 결합도 가능해진다.

이로써 미디어 사업자가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통신 주파수보다 도달 범위가 넓고 운영 비용이 저렴한 방송 주파수의 장점을 활용해 서비스를 확장하는데에도 용이하다.

SK텔레콤은 앞으로 10년 이내에 미국 전역 1000여개 방송국이 ATSC 3.0 관련 솔루션 및 장비를 도입하면서 시장 규모가 20조원 대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합작회사를 통해 올해 안에 ATSC 3.0 관련 솔루션 및 장비를 개발, 미국에서 최초로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ATSC 3.0 방송 솔루션이 상용화 되면 개인 맞춤형 광고, 차량 내 지상파 방송 및 맵 업데이트 등 새로운 미디어 서비스가 등장한다. 방송 주파수로도 사용자의 개인 IP를 인식할 수 있어 미디어 사업자와 사용자의 스마트폰·차량·TV 간에 양방향 서비스가 이뤄지게 된다.

이에 따라 미국 시청자들의 미디어 시청 환경도 크게 바뀔 전망이다. 스마트폰, 태블릿, TV 등에서 본인 취향에 맞는 광고와 VOD를 골라 보는 한편, 달리는 차 안에서도 고품질의 지상파 방송을 보고 내비게이션 지도를 무선으로 업데이트 할 수 있게 된다.

ASTC 3.0 기반 신규 서비스
ASTC 3.0 기반 신규 서비스

 

■ 토종 미디어 기술, 美 시청자 안방까지 진출… 국내 중소 업체 해외 사업 기회

SK텔레콤 관계자는 "우리의 토종 미디어 기술이 미국 시청자들의 안방까지 진출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며 "미국 TV 시청 가구 수는 지난 2017년 말 기준 1억 2000만에 달해 미국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면 다른 해외 시장에서도 추가 사업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미 한국에서 ATSC 3.0 방송 솔루션을 상용화한 경험이 있는 중소 미디어 업체들도 해외 사업 기회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회사는 전망했다. ATSC 3.0 방송에 필수적인 인코더, MUX(Multiplexer) 등 다양한 장비를 미국 방송사에 공급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

SK텔레콤은 오랫동안 축적해 온 세계적인 수준의 미디어 기술력을 바탕으로 싱클레어와의 합작회사 설립이라는 협력을 이끌어 냈다. SK텔레콤은 2016년 모바일 생방송 기술 TLS(T Live Streaming)를 옥수수(oksusu) 실시간 채널에 적용해 세계 최초 상용화에 성공한 바 있다. 이외에도 차세대미디어전송기술(MMT) 분야에서 세계 기술 표준을 주도하고 수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싱클레어는 합작회사 성장을 견인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것으로 SK텔레콤측은 보고 있다. 합작회사가 ATSC 3.0 방송 솔루션을 싱클레어 방송 그룹의 방송국에만 공급해도 상당한 규모의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

싱클레어는 173개 TV 방송국과 514개 채널을 보유한 미국 최대 로컬 지상파 방송사이다. 2017년 매출은 약 27억달러(약 3조원), 가구 단위 시청 점유율은 40%에 달한다.

두 회사는 지난해 'CES 2018' 행사에서 ATSC 3.0 방송 주도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싱클레어 방송 그룹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미국 차세대 방송 솔루션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라며 "5G 시대를 맞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국내외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싱클레어 방송 그룹 크리스토퍼 리플리 대표는 "두 회사의 협력이 미국 방송·인터넷 플랫폼 환경을 한층 진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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