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VC 가운데 DNC(Discovery Nusantara Capital)는 공격적인 투자로 유명하다. 대표인 아이린 우마르(Irene Umar)는 여성리더다. 올해 한국 스타트업 페스티벌에도 심사위원과 스피커로 몇차례 초청받은 바 있다. DNC가 투자한 현지 스타트업들은 한국 스타트업들과 파트너쉽 계약을 맺고 일 할 정도로 한국과 인연이 특별하다.

인도네시아는 이미 유니콘 기업이 고젝, 트레벌로카, 토코피디아, 부카라팍 등 네 곳이나 있고 DNC가 투자한 프로모고(Promogo)도 최근 고젝에 인수합병될 정도로 스타트업 생태계가 잘 돌아가는 동남아 국가 중 하나다.

한국 스타트업들 가운데 비교적 뛰어난 기술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해외 진출을 추진하는 스타트업들이 늘고 있다. 해외 투자 유치, 해외 파트너 물색, 단순한 수출 추진이든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준비해야 할 것이 많다.

해외 진출을 추진하는 스타트업에게는 현지 VC나 파트너사들의 조언이 매우 소중하다. 최근 DNC의 투자심사역 헨리씨는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한국 스타트업들의 피칭을 들은 후 멘토링하며 보완해야 할 점들을 공유해 관심을 끈다..

1. 30초내에 투자가의 주목을 끌어라

30초내에 피칭을 하라는 것은 그 시간 내에 모든 것을 다 전달하라는 것은 아니다. 30초 내 투자가의 주목과 흥미를 끌어낼 수 있도록 효과적인 피칭을 하라는 의미이다. 서두에 지나치게 자신의 인생담을 이야기하거나 문제점만 제기한다든가 하면 투자가로서는 흥미를 잃을 수 밖에 없다. 30초내에 공감이 갈만한 문제 제기를 한 후 해결책을 얘기함으로써 투자가가 더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효과적이고 임팩트 있는 피칭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

2. 명확한 비즈니스 모델과 시장 유효성을 제시하라

피칭을 듣다보면 비즈니스 모델이 명확하지가 않고 제품 시장성도 불투명해보일 때가 많다. 그만큼 시장 유효성(Market Validation)을 보여주어 확신을 줄 필요가 있다. 설사 뚜렷한 비즈니스모델이나 시장유효성에 대한 확신이 있다 해도 피칭을 제대로 못하게 되면 설득이 될리 만무하다. 막연한 낙관론만으로는 투자가를 설득할 수 없다. 따라서 효과적으로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과 시장유효성을 피칭이 될 수 있도록 고민을 해봤으면 좋겠다.

3. 제품 차별점을 명쾌하게 얘기해달라

만약 제품의 차별성이 있다면 그 차별점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전달해야 한다. 기존 제품과 비교해 어떤 점에서 더 낫고 특별하며 고유한지 차별점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투자가가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다. 이미 시장에 유사제품이 있다면 어떤 차별화된 전략으로 공략을 할 것인지 등이 명시되지 않으면 설득력을 잃는다. 경쟁사 제품과의 비교분석을 통해 제품의 우월성 내지 차별점을 명확히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4. 트랙션(매출/세일즈)이 있다면 가급적 그래프나 차트로 시각화해달라

트랙션은 스타트업의 제품이 시장성이 있다는 증거이다. 또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시장에서 증명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 매출과 세일즈, 그리고 수익이 있고 성장 중이라면 이를 그냥 수치로만 보여주지 말고 가급적 그래프나 차트 등으로 시각화해주게 되면 더 확실히 주목을 할 수 있게 된다.

5. 트랙션이 없다면 예상매출 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초기단계의 스타트업에게는 트랙션이 없기 때문에 보여줄 수치가 애매하겠지만 예상매출등을 보여줄 수는 있다. 다만 이때 기억해야할 것은 아무런 이유없이 갑자기 급등해 큰 매출을 내는 식으로 예상할 때에는 합리적 근거 내지 사고 과정이 필요하다. 가령 2019년은 첫 해라서 매출을 크게 잡지 않는데 2020년이 되면 갑자기 매출이 월 10억으로 늘거라고 표시하면 어떤 연유에서 그렇게 크게 늘 것이라고 보는지에 대한 합리적 이유가 있어야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저 희망사항에 불과할 것이기 때문이다.

6. 만약 실물이 있는 제품이라면 실물이든 목업이든 투자가에게 직접 보여주면 좋다 – 이것이 힘들다면 최소한 짧은 비디오라도 보여줘야 한다

7. 피칭을 마무리할 때에 정확하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달라

열심히 회사 제품 소개를 한 후 마무리할 때에는 어느 정도 투자액을 어떤 회사 가치에 요청하는지를 명시할 필요가 있다. 물론 피칭 후 관심이 가는 제품이라면 투자가가 직접 어느 정도 액수의 투자를 받고 싶은지를 물어올 것이기는 하다. 하지만 피칭을 할 때 투자피칭이라면 어느 정도 액수를 어느 정도 회사 가치에 요청하는지 말해줄 필요가 있다. 투자를 유치하고자 하는 것인지 전략적 파트너를 찾고 싶은 것인지, 그리고 투자를 유치하고 싶다면 본인이 생각하는 회사 가치와 이에 따른 지분 퍼센티지 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8. 투자를 받게 된다면 어떤 용도로 투자액을 소모할 것인지 보여달라

투자 받게 될 경우 이를 R&D에 활용할 계획인지, 마케팅에 쏟아 부을 것인지, 인력 확충 및 세일즈에 집중할 것인지 등 구체적인 용도를 알려주면 좋다. 투자가로서는 이미 완제품이 있는 스타트업이라면 마케팅 및 세일즈를 통해 수익을 어느 정도 확보해나가면서 곁가지로 R&D를 할 것인지 아니면 계속 R&D만 할 것인지 등을 알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투자를 할지 안할지도 결정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명확한 제시가 중요하다.

헨리씨가 제시한 조언의 핵심은 부디 소통을 명확히 하고 시장에서 통할 제품을 갖추라는 것이다. 8가지 사항을 모두 갖춘다하더라도 시장에서 통할 제품이 아니라고 생각이 든다면 투자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 또한 결국 소통을 제대로 했을 때 가능하다. 따라서 해외 투자가 앞에서 하는 피칭은 영어로 정확히 준비를 하고 도저히 감당이 안된다면 영어가 가능한 직원을 데리고와서 피칭을 하는 것이 좋다. 단순 통역가보다는 같은 회사에서 이미 제품을 정확히 알고 회사 분위기도 익숙한 직원이 영어로 피칭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만약 영어 소통이 제대로 안된다면 아무리 뛰어난 제품과 비즈니스 모델이더라도 해외 투자가의 관심과 흥미를 끌 수 없다. 해외 투자 유치나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한 준비는 철저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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