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의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 지원책들은 다양하다. 한국에서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이 지원책의 효과를 잘 못 느끼지만 일단 해외 진출을 추진하는 기업에게는 필요성을 절감한다. 해외 기업들도 한국 정부의 지원책에 대해 매우 부러워할 정도이다.

물론 비판도 많이 나오고 있다. 정부 지원책을 실행하는 공공지원기관에 대한 내용들이다. 정부산하 수많은 공공기관들로 인해 사실 시장을 교란시킨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미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업체를 지원기업으로 선정해 형평성 논란과 공정경쟁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공공기관들이 너무 많은 지원을 해주다보니 기업 자체 자금으로 충당해야 할 비용도 실제 지불하면 이제 아깝게 느껴질 정도가 된 것이다. 가령 A기업이 100만원을 들여 외부에 의뢰해 영문 브로셔 및 회사 카탈로그를 제작했다. B기업 대표가 이 얘기를 듣고 “정부가 지원하는 자금 중에 해외진출지원 부문에 지원해서 뽑히면 자비로 안해도 되는데 왜 했냐”고 한마디한다. A기업 대표는 아까워할 수밖에 없다. 실제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다.

공공기관들의 스타트업 지원을 결코 폄하만할 수는 없다. 적지 않은 스타트업들이 공공기관의 지원으로 생존한다. 또 한편으로는 성장 발판이 되기도 한다. 한편으로 ‘눈먼 돈’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공공기관의 지원이 한편으로는 그 지원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한 스타업들도 많다.

스타트업들이 접촉하기 어려운 해외 벤처캐피털이나 바이어를 공공기관이 직접 주선해 한국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은 물론 현지 진출에 대한 노하우도 알려 준다. 또 기업들이 해외 진출에 앞서 현지에 가서 시장조사도 해보고 직접 사전에 경험해보고 싶을 때 공공기관의 해외진출 프로그램은 매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물론 해외진출 프로그램으로 곧바로 계약성사 또는 투자유치로 연결되기는 어렵지만 이에 대한 단초를 만들 수 있는 기회다. 간혹 신문에서 해외 어디서 투자를 받았다고 기사가 나오거나 계약을 맺는 쾌거를 이뤘다고 나올 때가 있지만 어느 공공기관의 어떤 지원으로 이뤄졌다는 얘기는 거의 없다. 이유는 직접적으로 연결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공기관의 지원을 통해 간접적으로 얻어가는 성과들이 분명 있다는 점을 놓쳐서는 안된다.

누구나 알지만 간과하는 것이 바로 사업의 주체는 기업 자신이라는 점이다. 사업은 기업이 하는 것이고 공공지원 기관은 사업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줄 뿐이다, 기업에 별로 도움이 안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생색만 내는 경우도 있지만 이를 최대한 자신의 이익이 될 수 있도록 활용을 적극 해야하는 것은 기업 자신이어야 한다. 예컨대 공공기관의 지원으로 스페인 MWC를 참가할 기회가 있다고 할 때 그냥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현지에서 도대체 누구를 만났으면 좋겠는지 어느 정도 조사를 하고 사전에 미팅 약속을 해놓아야 한다. 또 미디어리스트를 미리 확보해 이메일을 주고 받으면서 홍보계획을 세우는 형태의 적극적인 활동계획이 있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사전 준비없이 참가해 멀뚱멀뚱 부스만 지키다가 돌아오는 경우가 태반이다.

어떤 기관이 해외 비즈니스 매칭을 지원해준다고 하면 그냥 회사 소개서만 제출하고 아무런 준비없이 해외를 방문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공공지원기관이 해주는 대로 따라가고 기다리기만 할 게 아니라 기업 스스로 사업과 관련성이 있는 현지 기업들에 대한 리스트를 만들고 직접 이메일이나 전화로 미리 컨택해 현지 기업들과 별도로 미팅을 진행해야 한다. 공공기관들이 개별기업 하나하나에 대해 모두 신경을 쓸 수 없는 만큼 사전 준비 없이 가면 기회를 살릴 수가 없다. 이런 지적에 대해 대해 기업들은 “현지 사정을 모르니까 따라가는 것이고 또 별도의 현지 미팅 준비를 우리가 왜 해야 하냐. 미팅 주선을 해주는 게 바로 공공지원기관 아니냐”고 반문한다. 하지만 공곰히 따져보자. 공공지원기관들이 아무리 기업 니즈를 파악한다고 하더라도 직접 사업을 하는 기업 대표만큼 사정을 더 잘 알 수 있을까. 니즈를 파악해 각 기업에 맞는 현지 바이어나 파트너사들을 다 찾을 수 있을까. 아닐 것이다. 때문에 지원 기관에게만 의지만 하고 아무것도 준비 안하고 있을 게 아니라 사전에 인터넷 검색을 통해 현지 관심 기업들을 소싱해 미팅약속을 만들어놓는 게 올바르다.

그렇다고 짧은 시간 내 최대한 많은 현지 기업들과의 미팅을 잡으려 해서는 안된다. 심지어 일주일전에 미팅약속을 잡기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는 빨리빨리에 대해 매우 자부심이 높지만 해외에서는 빨리빨리가 안 통하는 경우가 많고 미리미리가 중요한 것이다. 물론 운이 좋은 경우 쉽게 잡는 경우도 있으나 대체로 현지 기업들도 여러 스케줄이 있기 때문에 미리 사전에 연락이 이뤄지고 미팅을 잡아야 맞다.

자신이 가고자 하는 현지 시장이 있다면 사전에 미리 미리 알아놓은 후 기회가 왔을 때 미팅들을 잡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업을 하면서 함께 할 해외 파트너사나 리셀러, 바이어 등을 만나야 할텐데 사전 컨택해놓지 않으면 기본적인 것이 될 리 만무하다.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놀랍게도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다. 도리어 그런 프로그램을 마치고 돌아온 후 공공지원기관을 욕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자신의 사업인데도 현지 어떤 바이어를 만나야 할 지 모르는데 어떤 공공지원기관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은 정말 수수께끼이다. 물론 평소 소싱을 잘 해놓은 공공지원기관이라면 어느 정도 관련 데이터베이스는 있겠으나 부정확할 수 있고 관련성이 없을 수도 있다. 본인이 진출할 해외시장이라면 최소한 현지 경쟁업체는 누구이며 현지에서 누구와 협력해야할 것인지 누가 자신의 잠재적 고객이 될 수 있으며 바이어가 될 수 있을지 정도는 인터넷검색을 통해서라도 미리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는게 당연한 것이다. 사업은 본인이 하는 것이며 작은 도움을 공공지원기관에서 받는 것일 뿐이라는 마인드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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