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신화는 조작?

라정찬 네이처셀 대표
라정찬 네이처셀 대표

[비지니스코리아=윤영실 기자] 줄기세포 치료제에 대한 허위·과장 정보를 이용해 주가를 끌어올려 수백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라정찬 네이처셀 대표가 결국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수단(단장 박광배 부장검사)은 라 대표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지난 2일 구속기소하고 범행을 공모한 최고재무책임자(CFO) 반모(46)씨, 법무팀 총괄이사 변모(45)씨, 홍보담당 이사 김모(53)씨 등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3일 밝혔다.

앞서 합수단은 지난 5월 금융위원회로부터 네이처셀의 주가조작 자료를 넘겨받았다. 이후 수사를 통해 6월 7일 네이처셀 본사 및 관계사를 압수수색한 뒤 7월 17일 라 대표를 구속한 바 있다.

라 대표 등은 줄기세포 치료제에 대한 허위·과장된 정보로 주가를 조작해 235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관절염 줄기세포 치료제 후보물질인 '조인트스템'의 식품의약품안전처 조건부 품목허가 승인신청과 관련, 자체 창간한 의료전문지를 통해 지난해 6월부터 임상시험이 성공했다는 기사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또 임상적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줄기세포 치료제 신약개발에 성공한 것처럼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같은 해 8월에는 임상 결과 발표회를 열어 조인트스템이 임상 2상 시험에서 효과를 입증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이에 힘입어 2017년 6월 4220원이었던 주가는 1년 만에 6만2200원까지 올라, 1373% 상승을 기록했다. 네이처셀은 이 중 장외에서 약 70만주를 매도해 약 122억원을 벌었고, 주가상승으로 인한 미실현이익을 포함해 총 235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그러나 이후 식약처에서는 해당 제품의 임상실험 내용의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조건부 품목허가 승인을 반려했고, 네이처셀 주가는 폭락했다. 8월 3일 현재 네이처셀의 주가는 6890원이다.

이들은 또 지난 2015년 4월 15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1년간 매매가 금지된 신주를 배정하는 것처럼 공시한 뒤 투자자들에게 처분이 가능한 구주(기존에 발행된 주식)를 대여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검찰은 자금난을 겪던 라 대표 등이 투자자를 끌어들이려고 이러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금융위원회로부터 긴급조치(Fast-Track·패스트트랙) 제도를 통해 사건을 접수하고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유관기관과 협조해 사건의 실체를 규명했다"며 "추징보전 조치를 통해 피의자들이 취득한 부당이득을 환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라 대표는 앞서 2001년 서울대 수의대 동기들과 함께 네이처셀의 전신인 '알앤엘바이오'를 설립해 대표로 재직하면서 비슷한 방법으로 주가를 조작한 적이 있다. 2013년 6월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횡령, 주가조작 등의 혐의로 구속돼 2015년 10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고, 아직 집행유예 기간이 끝나지 않은 상태다.

저작권자 © Businesskore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