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국제수지동향

[비지니스코리아=윤영실 기자] 올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6년 만에 최소 수준인 200억 달러대로 쪼그라들었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수입 증가폭이 커졌고 여행수지가 상반기 내내 부진을 면치 못한 탓이다.

서비스수지 적자는 사상 최대로 불어났다. 반도체를 제외하면 거의 주력 산업의 수출이 부진했다. 소비침체로 내수부진이 심각한 상황에서 국민들은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만 지갑을 열었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2018년 6월 국제수지(잠정)'를 보면 6월 경상수지는 73억8000만달러 흑자였다. 경상수지는 2012년 3월 이후 76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는 296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흑자 규모는 작년 상반기보다 16.8% 감소했다. 반기 기준으로 2012년 상반기(108억6000만달러 흑자) 이후 최소다.

한은 관계자는 "경상수지 흑자 폭이 줄어든 것은 유가 상승 영향이 크다"며 "국제유가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배럴당 16달러 올랐는데, 보통 유가가 10달러 오르면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80억달러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2000년대 고유가 시기에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4% 정도였다. 올해 조사국 전망이나 최근 수치도 비슷한 수준이라고 한은은 덧붙였다.

상품수지는 작년 상반기 568억7천만달러 흑자에서 556억9000만달러 흑자로 규모가 줄었다.

수출은 3072억8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8.8% 늘었다. 수입은 2515억9000만달러로 더 큰 폭인 11.5% 증가했다.

수출이 반도체 시장 호황 등에 힘입어 8.8% 늘어난 3072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수입은 원유도입 단가 상승 및 수입차 등 소비재 수요 등으로 11.5% 증가한 2515억9000만 달러였다.

수출증가율이 수입증가율을 밑돈 데에는 자동차와 조선 등 주력 산업의 부진 탓이 컸다. 전기전자 부문도 반도체를 제외하면 정보통신 기기와 가전제품의 수출이 모두 전년동기 대비 줄었다. 석유류와 화공품 등의 수출액이 증가했지만 국제 원자재가 상승에 기댄 효과다.

서비스수지 적자는 159억4000만달러로 반기 기준 작년 하반기에 이어 역대 2위 적자였다.

서비스수지를 부문별로 보면 여행수지는 지금껏 두 번째로 많은 85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역대 1위 적자였다.

한중 관계 개선에도 중국인 입국자 수 증가세가 평년보다 여전히 낮다. 상반기 중국인 입국자는 1년 전과 견줘 3.7% 줄었다. 아직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가 남은 모양새다.

다만 한은은 중국인 입국자가 6월 38만명까지 증가했고 7월에는 40만명을 넘어서는 등 꾸준히 개선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호황 때문에 가공서비스 수지가 37억5000만달러 적자로 사상 3위 적자를 냈다.

상반기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의 순자산(자산-부채)은 241억5000만달러 늘었다.

직접투자에선 내국인 해외투자가 173억8000만달러, 외국인 국내투자가 72억5000만달러였다.

증권투자의 경우 내국인 해외투자가 350억달러, 외국인 국내투자가 179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저작권자 © Businesskore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