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하이닉스 반도체 현장 잇단 방문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SK하이닉스 이천공장을 방문 반도체 산업의 위협요인과 대응방안을 논의한 후 정태성 SK하이닉스 사장의 안내로 반도체 생산라인(쇼룸)을 둘러보고 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SK하이닉스 이천공장을 방문 반도체 산업의 위협요인과 대응방안을 논의한 후 정태성 SK하이닉스 사장의 안내로 반도체 생산라인(쇼룸)을 둘러보고 있다.

[비지니스코리아=윤영실 기자] 정부가 세계 1위인 반도체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차세대반도체 기술개발에 1조5000억원 규모의 R&D 투자하고 우리나라를 글로벌 반도체 제조 허브로 만들겠다고 공표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취임 1년만인 30일 SK하이닉스 이천공장과 삼성전자 평택공장을 잇따라 방문해 민간기업 투자현황을 점검하고 어려움을 청취했다.

이번 방문은 상반기 우리나라 수출의 20% 이상을 담당하는 반도체 업계를 격려하고 경쟁국 추격 등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이뤄졌다.

백 장관은 "향후 우리나라가 세계 1위 반도체 강국의 위상을 지켜낼 수 있도록 3가지 전략을 중심으로 반도체산업의 발전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3대전략은 Δ차세대 반도체 개발을 위한 국가 R&D 지원 Δ시스템 반도체 육성 Δ글로벌 소재·장비업체 유치를 통한 '허브 국가화' 등이다.

백 장관은 "독보적 경쟁력을 갖춘 메모리반도체 분야 세계 1위 수성을 위해 미세화 한계에 도달한 D램, 낸드 등 기존 메모리반도체를 대체하는 차세대 소자와 소재를 개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 시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시스템반도체를 육성하고 팹리스 시스템온칩(SoC) 설계와 파운드리 기업의 제조공정 연계강화를 통해 팹리스와 파운드리 산업이 함께 발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산업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앞으로 10년간 1조5000억원을 투자하는 `차세대 지능형반도체 기술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내달 8일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또 오는 31일 창업부터 성장까지 전 주기를 지원하는 '시스템반도체 설계 지원센터'를 개소한다.

백 장관은 또 "글로벌 반도체 소재·장비 기업의 생산라인 국내 유치 확대 등을 통해 글로벌 반도체 제조 허브 국가화를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업계 일각에서는 백 장관이 취임 1년이 돼서야 현장을 방문하고 업계와 소통에 나선 정부의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이란 비판도 제기되기도 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일정을 급하게 잡다 보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CEO(최고경영자)가 참석하지 못했다"며 "하루에 2개 사업장을 둘러보는 일정이라 1시간 남짓 짧게 진행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가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을 환기하고 국가적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공정거래위원회도 반도체 산업 보호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다. 공정위에 따르면 김상조 위원장은 중국 베이징에서 오는 31일까지 열리는 중국 경쟁정책포럼에 참석하는데, 이 자리에서 한국 기업에 대한 차별없는 법 집행을 당부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지난 5월부터 D램 가격 담합 의혹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조사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대규모 투자와 고용창출로 정부의 요청에 화답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7일 이사회를 열고 이천에 M16 공장 신규 건설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초기 공장 건설에 3조5000억원을 투입하고 장비 반입과 클린룸 조성 등에 최대 15조원이 투자된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 2월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공장인 평택캠퍼스에 제2단지를 설립하기로 했다. 투자 규모는 1단지와 비슷한 30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투자 규모는 더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이날 평택을 현장방문한 백 장관의 요청에다가 8월초 열릴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회동에서도 삼성전자가 '투자 보따리'를 풀어놓을 것이 유력해서다.

반도체 업계 고위 관계자는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는 반도체 기업을 격려하는 현장 방문을 한 것은 의미가 있다"면서 "기업들도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Businesskore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