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요금 경쟁

[비지니스코리아=윤영실 기자] SK텔레콤이 데이터요금제를 5종으로 대폭 간소화한 'T플랜' 요금제를 내놨다. 기본 데이터 제공량을 확대하고 가족간 데이터공유 혜택을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SK텔레콤은 18일 오전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5종으로 구성된 'T플랜' 요금제를 공개했다.

T플랜은 '스몰-미디엄-라지-패밀리-Data인피니티' 등 5종으로 구성돼 있다. 존 밴드데이터 요금제와 마찬가지로 음성통화와 문자를 기본 제공하지만, 데이터 제공량은 밴드데이터와 유사한 가격대 요금제보다 늘렸다.

스몰은 월 3만3천원에 데이터 1.2GB, 미디엄은 월 5만원에 4GB, 라지는 월 6만9천원에 100GB, 패밀리는 월 7만9천원에 150GB를 제공한다. 라지와 패밀리는 기본 데이터 소진 시에도 5Mbps 속도 제한 조건으로 데이터를 계속 제공한다. 5Mbps는 HD급(고화질) 영상을 무리 없이 감상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인피니티 요금제 가입자는 월 10만원에 속도 제한 없이 데이터를 무제한 쓸 수 있다. 또한 6개월마다 스마트폰 교체 지원, 연간 로밍 쿠폰 12장, 공항 라운지 쿠폰 4장, 연간 영화 티켓 30장, 스마트워치 요금 무료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다.

패밀리와 인피니티 가입자에게는 휴대폰 분실·파손 보험료 지원, 멤버십 VIP 등급 혜택이 추가로 적용된다.

SK텔레콤은 스몰과 미디엄 요금제에 오전 0∼7시 실제 데이터 사용량의 25%만 차감하는 '심야데이터' 혜택을, 패밀리와 인피니티 요금제에는 데이터 가족 공유 서비스를 추가했다.

패밀리와 인피니티 가입자는 매월 각각 20GB, 40GB를 가족과 공유할 수 있다.

다만 T플랜, 주말엔팅(만 18세 이하), 쿠키즈스마트(만 12세 이하) 요금제를 쓰는 가족 가입자에 한해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다.

■ 4인 가족이 데이터 공유하면 데이터 2배 더 이용해도 요금 15% 절감 가능

T플랜은 가족 결합 혜택이 대폭 강화됐다. 가족 중에 한 명만 패밀리, 인피니티를 이용하면 매월 각각 20GB, 40GB의 데이터를 나머지 구성원에게 공유해 줄 수 있다.

온 가족이 20GB, 40GB를 실시간으로 나눠 쓰거나, 구성원 별로 데이터 사용한도를 할당해 놓고 사용할 수도 있다. 기존 공유 방식은 별도 앱에서 매번 서로 데이터를 주고 받아야 하고, 선물 한도(1회 1GB) 또는 횟수(월 4회)에 제한이 있었지만 이러한 불편함을 완전히 없앴다.

가족이 공유 데이터를 다 소진해도 최대 400Kbps 속도로 이용하고, 매월 데이터 소진 없이 뮤직메이트 음원 300곡(월 3,300원)을 무료로 들을 수 있다. 주말엔팅, 쿠키즈스마트 이용자도 가족 결합이 가능하며, 결합 인원은 최대 5명이다. 가족끼리 데이터를 공유하려면 별도 가족관계증명 서류를 제출하지 않아도 최초에 MMS 인증을 한번만 거치면 된다.

SK텔레콤은 "1600만명에 달하는 가족 가입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될 전망"이라며 "가족 중 한 명을 제외한 모든 구성원의 요금제를 가장 저렴한 '스몰' 요금제를 써도 온 가족의 데이터 사용량을 늘리고 통신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소량 이용자 기본 제공량 확대, 0~7시 데이터 할인, 부가통화 혜택 강화

기존 밴드데이터 요금제와 비교하면 스몰은 비슷한 가격대 밴드세이브(월 3만2천890원)보다 데이터를 4배 더 많이 제공하지만, 가격은 동일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밴드 1.2G(월 3만9천600원)보다 낮다.

여기에 25% 요금할인을 받으면 2만원대(2만475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이는 정부가 제시한 보편요금제(월 2만원대에 데이터 1GB, 음성 200분 이상)와 비슷한 수준이다.

미디엄은 기존 밴드3.5G(월 5만1700원)보다 낮은 요금으로 더 많은 데이터를 제공한다. 라지 이상 요금제가 제공하는 데이터양은 기존 고가 요금제가 속도 제어 없이 제공하는 최대 데이터양(약 70∼80GB)보다 많다.

SK텔레콤은 ‘스몰’, ‘미디엄’ 이용자가 통신비를 절감하도록 기본 데이터 이외에도 여러 혜택을 강화했다. 새벽에 근무하는 서비스, 사회안전유지 직군과 1544, 050 등 대표번호와 통화를 많이 하는 배달, 운전업계 종사자에게 유용한 혜택이다.

먼저, 0시부터 7시까지 데이터 사용 시 사용량의 25%만 차감한다. 실제로 데이터 100MB를 사용하면 25MB만 소진되는 셈이다. 0시부터 7시까지의 데이터 트래픽은 ‘15년 대비 4배 증가했으며, 24시간 전체 트래픽 가운데 16%를 차지한다.

영상·부가통화 제공량도 확대했다. 영상·부가통화 제공량은 주로 대표번호 통화 시 차감된다. ‘스몰’의 경우 50분에서 100분, ‘미디엄’은 50분에서 300분으로 늘렸다. 늘어난 제공량 50분, 250분을 각각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6천원, 3만원 수준이다.

스몰, 미디엄 금액 대 이용자 가운데 약 40만명이 부가통화 제공량을 초과해서 사용하고 있지만, 이번 개편으로 부가통화 요금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은 T플랜 출시로 가구당 통신비 절감액이 연간 34만8천원에 이르고, 데이터 사용량은 71GB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4인 가구 기준 15%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기존 요금제 가입자 상당수가 T플랜으로 넘어오면서 출시 후 2년 이내에 가입자가 1천만 정도 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회사에 손실이 발생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가입자 유지와 시정 안정화에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기존 요금제 대비 데이터 사용량은 두 배 이상 늘겠지만 트래픽 증가에 대비해온 만큼 고객의 불편함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Businesskore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