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4세 경영승계 본격화되나?

[비지니스코리아=윤원창 기자]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아들인 구광모 LG전자 상무(정보디스플레이(ID) 사업부장)이 그룹 지주사인 ㈜LG의 등기이사로 선임된다.

구 회장이 지난해 받은 수술 후유증으로 최근 건강상태 악화로 병원에 다시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LG그룹의 경영승계 시계가 급속히 빨라지고 있다.

㈜LG는 오는 6월29일 오전 9시 여의도 LG트윈타워 대강당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기로 결정했다고 17일 공시했다. 임시 주총 안건은 구광모 LG전자 상무의 ㈜LG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과 감사 보고 등이다.

구광모 LG전자 상무
구광모 LG전자 상무

LG그룹에 따르면 ㈜LG는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이같이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하기로 결의했다.

LG그룹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구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 상무를 ㈜LG 사내이사로 선임했고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해 후계 구도를 사전 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구본무 회장이 와병으로 인해 ㈜LG 이사회에서 역할 수행에 제약이 있는 관계로 주주대표 일원이 이사회에 추가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이사회에서 있었다"고 말했다.

구 상무는 오는 6월 주총에서 이사로 선임되면 ㈜LG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게 된다.

이번 선임안은 LG그룹의 후계구도를 사전에 대비하는 일환으로도 풀이된다.

구 상무는 구 회장의 유일한 아들이다. 작년말 정기 임원 인사에서 그룹 신성장사업 가운데 하나인 정보디스플레이 부문을 총괄하는 직책을 맡았다.

그룹 지주회사의 등기이사로 선임될 경우 최근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구 회장의 뒤를 이어 경영 승계 작업이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재계서도 가장 보수적인 집안이라고 평가 받는 LG 오너 일가는 철저하게 장자 승계 원칙을 지켜왔다. 딸이나 며느리의 경영 참여도 없다.

슬하에 아들이 없는 구 회장은 지난 2004년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장남인 구 상무를 양자로 들였다.

재계 고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구자경 명예회장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진다.

1987년생인 구 상무는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으로 입사한 뒤 미국 뉴저지법인,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 선행상품기획팀, HA(홈어플라이언스)사업본부 창원사업장 등을 거치며 제조, 판매 현장, 국내외 및 지방 현장 경험을 쌓아왔다.

㈜LG의 최대 주주는 구본무 회장으로 11.28%를 갖고 있다. 구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부회장이 7.72%, 구 상무는 6.24%를 갖고 있다. LG는 LG화학(34%), LG전자(34%), LG생활건강(34%), LG유플러스(36%), LG생명과학(30%) 등 주력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주요 자회사들은 사업부문별로 수직계열화 된 손자회사를 두고 있다. 순환출자가 없는 순수지주회사로 ㈜LG 최대주주에 올라서면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다.

지난해 ㈜LG는 오너 일가가 보유한 LG상사 지분 24.7%를 인수해 지주회사 체제 내로 편입했다. 이미 계열사 지배구조 정리가 끝난 만큼 승계작업은 구본무 회장의 지분을 구광모 상무가 상속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구 상무가 구 회장의 지분을 상속 받을 경우 단숨에 지주사 최대 주주로 LG그룹 전체 지배하게 된다.

한편 이날 LG그룹 구본무(73) 회장은 서울 모 병원에 입원해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몇 차례 수술 등에 따른 후유증으로 최근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안다”면서 “지금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LG 계열사 관계자는 "이번 주 오너 일가와 관련된 내부 행사들이 모두 취소된 상황"이라며 "지난해 수술을 받은 구본무 회장의 건강상태가 최근 악화돼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LG그룹은 비상이 걸렸다. 해외에 체류하고 있던 LG 오너 일가들이 귀국하고 계열사별 오너 관련 내부 행사도 모두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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