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용 ‘눈(目)’기술 확보

[비지니스코리아=윤원창 기자] 현대자동차가 미국 자율주행차 레이더(Radar)와 인공지능 전문 스타트업 '메타에이브(Metawave)'에 투자하는 등 미래 자율주행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메타웨이브에 대한 투자를 통해 자율주행 기술의 '눈'에 해당하는 첨단 레이더 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를 시작으로 자율주행 기술 글로벌 협업체계 구축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실리콘 밸리에 설립된 메타웨이브는 '미국판 모빌아이'로 불린다. 기존 레이더 대비 정확도와 사물 인지능력이 획기적으로 개선된차세대 레이더 개발에 나서고 있다.

레이더는 전자기파를 물체에 발사시켜 반사되는 기파를 수신, 물체와의 거리, 방향 등을 파악하게 하는 장치로, 카메라, 라이다와 함께 자율주행차 센싱(Sensing) 기술의 핵심 요소다.

메타웨이브는 인공적으로 개발한 ‘메타물질(Metamaterial)’을 활용한 전자기파 생성을 통해 초고속, 고해상도의 레이더를 구현하는 등 고도화 단계의 자율주행 기술을 가능케 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번 투자를 시작으로 메타웨이브와 적극적인 협업을 모색함으로써 자율주행차의 핵심 기술인 센서 부품에 대한 기술 내재화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메타웨이브의 미래 성장 가능성은 글로벌 자동차 관련 업체들도 주목하고 있다.

이번 메타웨이브의 천만 달러 규모의 자금조달 B 라운드에는 현대자동차뿐만 아니라 덴소, 도요타 AI 벤처 등이 투자에 참여했다.

메타웨이브의 이번 자금조달은 지난해에 이은 두 번째 투자 유치로 현대차가 비교적 초기에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이는 앞으로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경쟁사보다 한 발 앞서 메타웨이브와 적극적인 협업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차는 차세대 레이더 공동 개발에 현대모비스, 현대오트론 등 계열사들을 적극 참여시켜 그룹 차원의 미래기술 개발 역량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고단계의 자율주행 기술 구현을 위해 글로벌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들과 다각적인 협력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자율주행차용 센서 및 인지 기술 확보를 위해 인텔-모빌아이와 협력하고 있으며, 지난 1월에는 스마트시티 내 자율주행 4단계 기술 상용화를 목표로 미국 스타트업인 오로라와 협업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특히 현대차는 지난 2월 수소전기차 넥소와 제네시스 G80 기반의 자율주행차로 서울-평창 간 고속도로 190km 구간에 대한 자율주행에 성공하며 전 세계 언론의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이번 현대자동차의 투자는 전략기술본부 내 미국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인 '현대 크래들(CRADLE)'이 주도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크래들은 현지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 육성하는 동시에 이들과의 협업 및 공동 연구개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스타트업들과의 협업 경험을 기반으로 핵심 분야 개발 방향성을 다른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와 공유하는 역할을 맡는다.

현대차의 이같은 움직임은 규모가 커지는 차량용 센서 시장 트렌드를 선도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시장 조사업체 '욜 디벨롭먼트(Yole Developpment)'에 따르면 2016년 전 세계 차량용 센서 시장은 110억 달러 규모였지만 매년 평균 13.7% 성장하면서 2022년 23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중 차량용 카메라 시장은 22억 달러에서 77억 달러로, 레이더 시장은 25억 달러에서 62억 달러로 성장하는 등 두 부품이 센서 시장을 견인하는 양대 축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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