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찌꺼기로 금맥 캔다

[비지니스코리아=윤원창 기자]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2조7000억 원 규모 초대형 석유화학 신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한다.

두 회사는 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대표와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올레핀과 폴리올레핀을 생산하는 HPC(Heavy Feed Petrochemical Complex) 신설 투자합의서에 공동 서명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현대오일뱅크 문종박 사장, 롯데그룹 화학BU 허수영 부회장, 현대중공업지주 권오갑 부회장, 롯데케미칼 김교현 사장,
왼쪽부터 현대오일뱅크 문종박 사장, 롯데그룹 화학BU 허수영 부회장, 현대중공업지주 권오갑 부회장, 롯데케미칼 김교현 사장,

이날 합의에 따라 두 회사는 기존 합작법인인 현대케미칼에 추가로 출자해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내 약 50만㎡(15만 평) 부지에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이 공장에서는 연간 75만t의 에틸렌을 생산하고, 이를 기반으로 연간 폴리에틸렌 75만t, 폴리프로필렌 40만t 등을 생산하게 된다.

원유찌꺼기인 중질유분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HPC는 납사를 사용하는 기존 NCC(Naphtha Cracking Center)에 비해 원가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설비다.

현대케미칼은 오는 2021년 말 상업 가동을 목표로 올해 하반기 공장 설계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제품 대부분을 해외에 판매해 연간 3조8000억원의 수출 증대 효과와 6000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공장이 있는 충남 서산 지역에는 연인원 320만명이 공사에 참가하는 등 총 1조7000억원의 경제효과가 기대되며, 설비가 가동되면 1500명 이상의 직·간접 고용을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HPC 설립으로 롯데케미칼과 현대오일뱅크는 정유와 석유화학 간 시너지를 통해 원가 경쟁력과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오일뱅크는 석유 제품과 방향족 에 이어 올레핀 계열 석유화학 제품까지 정유-석유화학의 수직계열화를 한층 강화하게 됐다. 롯데케미칼도 미국과 중앙아시아 ECC(에탄분해시설) 사업, 동남아 납사 사업과 더불어 대규모 정유 잔사유 크래커 사업에 투자, 지역 거점 강화를 도모하게 됐다.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사장은 “이번 프로젝트가 사업다각화를 통한 종합에너지기업 비전을 달성하는 데 역사적인 획을 그을 것”이라며 “현대오일뱅크의 비정유부문 영업이익 비중이 2017년 33%에서 2022년 45%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석유화학 사업 확대에 따른 2022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을 2조2,000억 원으로 예상했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사장은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은 현대케미칼의 성공 DNA를 공유하고 있다”며 “정유사와 화학사의 장점을 결합하여 국내 최초의 정유-석유화학 합작 성공 사례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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