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1분기 실적은?

[비지니스코리아=윤원창 기자] 이동통신 3사가 올들어 첫분기부터 암울한 성적표를 내놨다.

새 회계기준을 적용한 탓이 크지만 선택약정 할인율 상향(20→25%), 취약계층 요금 감면 등 정부 통신비 인하 정책 여파로 무선실적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

보편요금제 추가 시행 등이 예상되면서 당분간 수익성 하락 등 부진한 실적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 예정된 5세대(5G) 이동통신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새 회계기준 K-IFRS 1115호를 적용한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의 연결기준 1분기 매출은 12조8716억원, 영업이익은 9103억원을 기록했다. 이전 기준이 적용된 작년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1%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11.6% 줄었다.

매출은 시장추정치에 소폭 못 미치나 영업이익은 추정치보다 5%가량 밑돌았다.

 

회사별 실적을 보면 3사 가운데 KT가 가장 나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가장 부진한 성적표를 낸 회사는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4조1815억원, 영업이익 32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 20.7% 감소했다. 이전 회계기준을 적용하면 매출 2조2207억원, 영업이익 3595억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0.3%, 12.4% 줄었다.

휴대폰 매출은 선택약정 가입자 증가와 할인율 상향, 취약계층 요금 감면 등의 영향으로 3.5% 감소한 2조5689억원에 그쳤다.

LG유플러스는 1분기 매출이 2조97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1877억원으로 7.5% 감소했다. 무선 매출은 작년보다 1.5% 감소한 1조3452억원이었고 ARPU도 직전 분기보다 3.7% 줄어든 3만3355원에 머물렀다.

KT는 매출이 5조7102억원으로 1.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8% 줄어든 3971억원에 그쳤다.

3사 모두 LTE 가입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무선 수익은 감소세가 이어졌다. 지난해 9월부터 선택약정요금제 할인율이 인상된 데다가 지난 연말부터 취약계층 통신비 감면 확대 등이 도입됐기 때문이다.

선택약정요금 할인율 인상 후 6개월 만에 해당 요금제 가입자는 1000만명을 넘어섰다. 실제로 이통 3사의 ARPU는 모두 전 분기보다 줄어 평균 3.8% 감소했다. 통신사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는 25% 요금할인 확대가 꼽히는 이유다.

정부 정책에 따른 취약계층 요금감면 확대도 실적에 부정적 요인이 됐다. 작년 12월부터 저소득층 요금감면액은 월 1만1천원씩 늘었다.

설상가상으로 올해부터 상장사에 적용된 새 회계기준이 표면상 실적을 끌어내리는 효과를 냈다. 새 회계기준은 단말 지원금과 요금할인액 등을 수익배분 비율에 따라 단말과 서비스 매출액에서 각각 차감한다. 마케팅 비용(판매장려금)도 일시에 인식하지 않고 계약 기간에 따라 나눠 인식한다. 이에 따라 작년 늘어난 마케팅 비용의 일부가 올해 반영되면서 실적에 악영향을 줬다.

1분기 무선 사업부문 부진을 유선(인터넷(IP)TV·기가인터넷·인터넷전화) 사업이 상쇄하고 있다는 게 이통 3사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SK텔레콤은 지난 3월 말 기준 IPTV 가입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한 446만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도 IPTV 가입자가 14.9% 증가하며 367만명을 돌파했다. KT 또한 IPTV 우량 가입자 확대로 별도기준 IPTV 매출이 3231억원으로 집계돼 전년대비 15.4%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통 3사는 5G 상용화를 앞두고 미디어 콘텐츠 사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LG유플러스는 `U+tv 아이들나라` 등 IPTV 콘텐츠 경쟁력 강화로 신규 가입자 확보, UHD 고객 확대를 끌어냈다고 설명했다. 또 모바일에서는 `U+ 프로야구`, `U+ 골프` 중계 서비스를 출시하며 5G 시대에 킬러 콘텐츠로 스포츠를 내세우며 꾸준히 관련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SK텔레콤도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따라 IPTV 콘텐츠 매출이 증가했다. 옥수수도 개인별 메뉴를 강화와 콘텐츠 다양화를 통해 매출 견인을 지속할 예정이다.

KT는 더욱 적극적으로 콘텐츠 역량 강화에 나섰다. 지난 3월 KT는 GS리테일과 함께 도심형 VR 테마파크 `브라이트`를 론칭했다. 하반기에는 언제 어디서든 PC나 스마트폰 없이 HMD만으로 가상현실(VR)을 체험할 수 있는 `개인형 실감미디어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노력에도 올해 통신3사 전망은 크게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올해 전체적으로 통신사들을 둘러싼 환경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선택약정 가입자가 꾸준히 늘어나는 데다 하반기에는 기초연금을 수령하는 노년층에도 감면 혜택이 적용돼 연 4천억원 이상의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6월 주파수 경매를 시작으로 차세대 통신 5G 투자가 본격화하면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통신 3사를 합쳐 연간 4000억원 이상 매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며 “5G 투자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서 실적 부진이 부담이 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관계자는 "5G가 상용화된다고 해도 이를 받쳐 줄 단말기의 보급 시점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은 신성장 동력을 앞두고 재정비하는 기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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