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4대 주력업종 매출 '뒷걸음질'.."한국 경제 빨간불"

[비지니스코리아=윤원창 기자] 지난 5년 사이 한국 경제의 반도체 쏠림 현상이 크게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작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나머지 코스피 업체 437개사 영업이익을 모두 합친 것 보다 높게 나타났다.

운수장비와 화학 등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주력업종들의 매출 실적이 5년 전보다 하락했지만 두 기업의 쏠림 실적으로 전체 실적은 개선되는 '착시효과'를 낳았다.

​2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비금융 제조업 상장사 439곳의 재무지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기업이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7%에 달했다.

나머지 437개사의 영업이익을 합쳐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 두 기업만 못한 셈이다. 지난 2012년 이 수치는 32.7%에 머물렀다.

​전체 매출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도 17.7%에 달했다.

439개사 전체 매출액은 2012년 대비 1.9% 소폭 증가했지만, 이들 두 기업을 제외할 경우 2.2% 감소한 것으로 드러나 반도체 편중 현상을 실감케 했다.

​2012년 대비 2017년 영업이익 증가율도 두 기업을 포함시 73.7%에서 제외시 3분의 1 수준인 27.3%로 뚝 떨어졌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매출 239조5800억원에 영업이익 53조6500억원, SK하이닉스는 매출 30조194억원에 영업이익 13조7천213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 5년 간 영업이익이 전기전자업에 편중되는 양상도 심화됐다.

​2012년 전체 영업이익은 ▲전기전자업 32.5% ▲운수장비업 20.6% ▲화학업 11.2% ▲철강금속업 9.3%로 상대적으로 고른 분포를 보인 반면, 지난해는 전기전자업의 비중이 54%로 전체의 절반을 넘어섰다.

 

매출액도 마찬가지다. 2017년 기준 439개사의 전체 매출에서 상위 6개 업종 중 4개 업종의 매출액은 2012년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전자(20.0%), 유통업(0.2%)은 늘었고 운수장비(‑8.2%), 화학(‑9.7%), 전기가스(‑6.2%), 철강금속(‑8.3%)은 줄었다.

특히, 전기전자업종 다음으로 매출비중이 높은 운수장비업과 유통업은 영업이익이 각각 55.8%, 10.0% 감소하며 수익성마저 악화됐다.

전체 상장사들의 실적도 5년 전과 비교하면 제자리 수준이었다. 2014년부터 3년 연속 매출액 감소가 이어졌는데 지난해의 호실적은 이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2013년 1074조2000억원이었던 439개 상장사들의 매출액은 2014년 1060조2000억원, 2015년 1022조9000원, 2016년 1000조원까지 떨어지며 하락세를 이어가다 2017년 1085조4000원으로 반등하며 8.5% 증가했다.

그러나 2017년 매출실적은 5년 전인 2012년과 비교하면 1.9% 증가한 수준에 불과했고 다만, 영업이익은 2012년 보다 73.7% 증가하며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상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실적 편중이 심화된 현상에 기인한다.

지난해 '슈퍼호황'을 맞은 반도체가 끌어올린 실적 증가에 한국 경제 전체가 도취되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전략실장은 "일자리 창출 여력이 있는 주력업종들의 2012년 대비 매출 감소는 우리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의미"라며 "지난해 우리 기업들의 호실적은 전기전자업종 및 일부 대기업의 견인효과가 컸으며 2014~2016년 실적 악화로 인한 기저효과가 있음에도 경기가 좋아졌다는 착시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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