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게임 등 IP로 일본 거점 삼아 중국·동남아 진출 모색

카카오 여민수(우측), 조수용 대표가 27일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취임 후 첫 공식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카카오 여민수(우측), 조수용 대표가 27일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취임 후 첫 공식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비지니스코리아=조진영]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 체제를 갖춘 카카오가 ‘카카오 3.0’을 선언하고 글로벌 사업에 적극 나선다.

카카오톱 플랫폼을 중심으로 블록체인과 지적재산권(IP)을 앞세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카카오의 새 핵심 가치로 선언했다. 일본을 글로벌 진출의 거점으로 삼아 콘텐츠 창작자와 사용자를 '연결'하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는 27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 취임 기자간담회 '헤이 카카오 3.0'을 개최하고 향후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조수용 대표는 이 자리에서 "카카오 3.0은 시너지를 통해 성장 기회를 확대하고 글로벌 사업에 적극 도전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가 밝힌 '카카오 3.0'의 핵심 실행 전략은 카카오톡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 융합이다. 그 일환으로 카카오톡 대화를 통해 공유되는 사진, 동영상, 일정, 자료 등 이용자의 디지털 자산을 관리할 수 있는 '서랍' 서비스를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또 AI 스피커 '카카오미니'에 보이스톡(전화걸기), 번역, 홈 IoT(사물인터넷) 제어 기능도 추가한다.

이와 함께 카카오의 AI 플랫폼 ‘카카오 I’를 구성하고 있는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외부 파트너들이 카카오의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공유해 이용자들이 생활의 모든 장소, 순간 속에서 카카오의 AI 기술을 만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 I 개발플랫폼인 ‘카카오 I 오픈빌더’를 하반기에 정식 오픈하고, 지난해 제휴를 체결한 현대기아자동차, GS건설, 포스코건설 등과 협업한 결과물도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카카오는 현재까지 게임·커머스·결제·송금·콘텐츠 등 다양한 서비스를 카카오톡 플랫폼 안으로 편입해 제공되고 있다. 최근엔 서로 모르는 사람끼리 동일 관심사만으로 채팅할 수 있는 '오픈 채팅'을 비롯해 타인과 대화하면서 음악을 공유할 수 있는 '카카오멜론' 서비스 등 새로운 서비스를 지속 추가하는 중이다.

이날 가장 강조된 부분은 블록체인 플랫폼 연내 개발 계획이다. 이 플랫폼을 통해 국내외 ICT 기업들과 네트워크를 만들고, 블록체인 기술 개발·투자를 이어간다는 것이다.

아울러 블록체인 기반 신규 서비스도 출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일본에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 X'를 설립하기로 했다. 초대 대표는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양성 기업)인 '퓨처플레이'의 한재선 공동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선임했다.

음악, 웹툰·웹소설, 게임 등 IP 투자와 플랫폼 개발을 통한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거점은 역시 일본이다.

'원 소스 멀티 유즈' 전략으로 하나의 IP를 다양한 콘텐츠로 제작해 창작자들과 동반 성장하고 IP 가치를 극대화하는 투자·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 업체 M&A도 물색 중이다.

여민수 대표는 "카카오는 지금까지 인터넷과 모바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틀에 얽매이지 않고 그 시대의 이용자가 원하는 것을 끊임없이 시도해나가겠다"며 "카카오가 만들어갈 서비스·기술 혁신이 이용자들의 생활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코인'은 없다…이더리움 같은 오픈 플랫폼 만들 것"

카카오가 블록체인 사업에 진출, 올해 안에 '이더리움' 같은 글로벌 플랫폼을 내놓기로 했다. 그러나 신규가상화폐공개(ICO) 계획은 일단 부인했다.

조수용 신임 공동대표는 "'카카오 코인'을 발행할 계획은 현재로서는 없다"며 "의미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ICO는 기업이 신규 가상화폐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뜻한다. 최근 글로벌 메신저 서비스 텔레그램이 ICO를 통해 대규모 자금조달에 성공한 바 있다.

조 대표는 "자금조달을 위한 ICO를 할 생각이 없다"며 "블록체인이 코인을 만들고 유통하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독자적인 오픈 플랫폼을 만들어 국내·외, 아시아 개발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최우선"이라며 "블록체인 기술이 많은 서비스와 결합하면 엄청난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더리움'이나 '이오스' 같은 가상화폐 플랫폼을 예로 들었다.

이더리움의 경우 결제·거래 등 화폐의 기능뿐 아니라 계약서·사회관계망서비스(SNS)·전자투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일 수 있는 확장성을 특징으로 한다. 대표적인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주로 상거래 목적으로 쓰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조 대표는 "크고 작은 서비스에 플랫폼을 적용하려면 현재 존재하는 플랫폼에 올라타야 하는 데 아직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플랫폼이 잘 돼 있어야 우리가 가능하다고 생각한 것이 진짜 가능할 것"이라며 새로운 기술 개발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카카오가 만드는 플랫폼은 우리가 소유하지 않는 구조, 전 세계 누구라도 쓸 수 있고 다양한 서비스를 올릴 수 있는 플랫폼을 지향한다"며 "열심히 준비하고 개발해 연내에 플랫폼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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