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사업 경쟁전선 화질에서 인공지능으로 확대

LG전자가 지난 1월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Mandalay Bay) 호텔에서 개최한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CTO 박일평 사장이 AI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LG전자가 지난 1월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Mandalay Bay) 호텔에서 개최한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CTO 박일평 사장이 AI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비지니스코리아=윤원창]국내 전자업계의 양대산맥이라 할 수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인공지능(AI) 기술로 맞대결을 벌이는 양상이다.

두 회사는 올해 AI을 탑재한 TV, 냉장고, 에어컨 등 신제품을 경쟁적으로 선보일 태세이다.

이미 자체 AI 플랫폼 ‘빅스비’를 탑재한 스마트폰, 냉장고, 에어컨 등을 선보인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중 '빅스비'를 탑재한 세탁기와 스피커를 출시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지난달 자사의 AI 플랫폼 '딥씽큐'를 탑재한 에어컨을 선보인 데 이어 냉장고, 로봇청소기, 드럼세탁기 등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들은 TV와 세탁기, 냉장고 등 기존 가전 시장이 포화상태인 만큼 기술력을 기반으로 AI로 상징되는 새로운 가전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18'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AI를 화두로 꼽았다.

양사가 가장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는 TV사업 경쟁 전선이 화질 강조에서 AI 기술을 앞세우는 형태로 확대되고 있다.

AI관련 산업이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받으면서 양사가 미래 시장에 대한 주도권 경쟁에 나선 것이라 볼 수 있다.

양사의 시장 주도권 경쟁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시장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부터 27일까지 이탈리아 등 유럽을 비롯한 동남아·서남아·CIS(독립국가연합), 중동·중남미·중국 등에서 AI와 IoT제품을 내세운 삼성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또 3월 초 미국 뉴욕에서 열릴 신제품 QLED TV 공개행사에서 음성인식 등 AI 기술을 중점적으로 강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LG전자도 지난 8일부터(현지시간) 이틀간 프랑스 깐느에서 LG이노페스트를 열고 AI 플랫폼 딥씽큐를 비롯해 외부의 다양한 AI 기술을 탑재한 가전제품을 공개했다.

LG전자는 특히 20일부터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신제품 ‘AI 올레드TV’를 대대적으로 알리고 있다. 이 올레드TV에는 자체 AI 플랫폼 ‘딥씽큐’와 구글의 음성인식 서비스 ‘구글어시스턴트’가 모두 탑재됐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음성을 알아듣고 채널을 변경하거나 볼륨을 조절하고 콘텐츠 검색 결과도 나타내 준다.

그동안 양사는 TV의 경우 주로 QLED나 올레드패널의 화질 및 가격 경쟁력을 놓고 경쟁을 벌여왔던 점을 감안하면 경쟁 전선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양사는 TV의 가장 핵심적 하드웨어 요소인 패널의 기술력을 드러내기 위해 벌이던 설전에서 탈피해 AI 기술 경쟁을 벌이며 ‘소비자 중심’의 편의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이뿐만 아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오는 26일(현지시간)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국제 이동통신 박람회 ‘MWC 2018’에서 공개할 전략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 S9’과 2018년형 ‘V30’의 초점도 AI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AI 빅스비 기능 업그레이드가 주요 관심사이고, LG전자는 AI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새로운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오픈 파트너십, 오픈 플랫폼, 오픈 커넥티비티로 개방형 전략을 내세우며 AI 생태계를 확대하고 있다. LG의 AI 브랜드 씽큐 제품들은 구글 어시스턴트와 딥씽큐 모두를 탑재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오픈 플랫폼으로 소비자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향후에는 좋은 파트너가 있다면 협력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LG전자 한 관계자는 "작년 AI 기술이 들어간 제품 판매량은 전체의 10%였다"며 "올해는 그 2배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2020년까지 모든 제품에 빅스비를 탑재해 스마트화할 계획이다. 사용자들은 빅스비로 연결된 삼성전자의 모든 가전제품을 언제 어디서나 조작할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빅스비는 삼성전자 디바이스만의 기능에 특화, 모든 제품이 연결됐을 때 시너지가 날 수 있다"며 "사용자는 보다 풍부하고 높은 수준의 사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의 한 연구원은 "고령화와 삶의 질 추구라는 사회적 변화와 일상생활에 대한 투자 증가 등을 배경으로 가전 시장이 스마트홈 쪽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AI 가전 시장은 아직 형성되지 않았지만 미래 시장을 선점하려 전자업체들이 인공지능을 탑재한 제품들을 내놓으며 시도를 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전 세계 AI 시장은 2020년 479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KT경영경제연구소는 국내 인공지능 시장 규모를 2020년 2조2000억원, 2030년 27조5000억원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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