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한국공장을 디트로이트로 옮길 것"...GM은 "아니다"라고 부정

GM의 군간공장 폐쇄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일자리 지키기와 일자리 창출을 두고 삿바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GM의 군간공장 폐쇄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일자리 지키기와 일자리 창출을 두고 삿바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비지니스코리아=박정환]지난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내각 인사들 및 의회 의원들과 함께 한 무역회의에서 “GM이 한국 공장을 디트로이트로 옮길 것”이라는 발언이 트럼프의 독단적인 의견임이 밝혀져 GM의 의도와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20일(현지시간) 미국 GM 패트릭 모리세이 대변인은 펜실베니아대학교 공공연구센터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그것(한국 지동차 공장을 디트로이트 옮기는 것)은 우리가 발표한 내용이 아니다”라며 “우리의 목적은 회사가 한국에 머물며, 흑자 전환을 이뤄 일자리를 보전하기 위한 확고한(concrete) 계획을 주주들에게 제시하기 위한 것이다”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무역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군산 공장에서 생산을 중단하고, 5월 중 공장을 폐쇄하여 디트로이트로 옮길 것”이라면서 “내가 대통령이 되지 않았다면, 이런 소식을 듣지 못했을 것”이라 말했다.

모리세이 대변인은 “군산공장의 폐쇄는 글로벌 관점에서 보다 넓게 보아야 할 사안이지 디트로이트로의 이전과는 상관이 없으며, 이 또한 공식 발표에도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백악관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미국의 한 뉴스 사이트인 ‘ThinkProgress’는 “이것이야 말로 트럼프 대통령이 만들어 낸 가짜 뉴스 (fake news)”라고 비난했다.

이 매체는 “공장 이전 사실을 조작하는 것도 중대한 문제지만, 트럼프의 발언은 그와는 애초부터 사실상 거의 또는 전혀 관련이 없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공을 차지하려는 시도”라며 꼬집었다.

아울러 매체는 “대통령 취임 후 1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토요타, 인텔, 엑손, 포드, 소프트뱅크, 피아트-크라이슬러, 제너럴 모터스, 록히드 마틴, 월마트 등이  만든 새 일자리를 자신이 만들었다는 뜻으로 자랑했다”면서 “그러나 그 회사들은 이미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기 전에 그런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같은 맥락으로 미시간주 앤아버에 있는 자동차 연구원 크리스틴 치젝은 “군산 공장에서 생산되었던 2개의 자동차 모델 중 하나 인 시보레 크루즈를 구매하는 미국 소비자는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이 또한 이미 오하이오주 로드스타운에서 생산되고 있는 만큼 미국에서 더 많은 생산 설비를 갖출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다른 모델인 3열 콤팩트 크로스 오버 시보레 올랜도도 미국에서는 판매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14일(현지 시간) ‘디트로이트 프리 프레스 (Detroit Free Press)’에 따르면, 지엠 본사의 제품 개발 및 국제 커뮤니케이션 담당 이사인 데이비드 앨비턴은 ’군산 공장의 폐쇄가 디트로이트에서 일자리 증가를 의미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한국에 더 집중하고 있다”며 “한국지엠의 성명 발표는 군산 공장 폐쇄와 한국에서 사업조정 필요에 맞추어져 있고, 우리 노력의 결과가 성공적일 경우 보다 넓고 글로벌한 측면에서 우리의 비즈니스에 함축적인 의미가 있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한국GM의 미래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는 “지금 현 상태에서 한국 사업의 미래는 이해 당사자들 즉 노조-주주-한국 정부의 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는 노조의 과도한 인건비 요구로 인한 부실의 지속, 정부와 산업은행의 지원 규모 등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 같은 GM의 시도는 문재인 한국 대통령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미국에서 트럼프가 한 것과 마찬가지로 문 대통령 역시 한국에서 더 많은 일자리 창출과 고용 안정을 경제 정책의 최우선으로 삼겠다고 공약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한국에서 GM은 사실상 ‘전과자’로 찍혀 있다. 2015 년 이래 유럽, 호주, 남아프리카, 인도 및 러시아에서 적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각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내고는 결국 손을 떼고 철수했던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지엠은 Opel 과 Vauxhall 브랜드를 2.3억 달러에 이탈리아의 PSA그룹에 넘긴 바 있다. 

한편 GM은 2016 년에 중국을 제외하고 아시아 전 지역에서도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한국GM은 2014년에서 2016년까지 총 1조9000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한국GM의 운영난맥상은 GM의 메리 바바라 회장이 컨퍼런스 콜 행사장에서 월스트리트의 애널리스트들과이 대화 중에 불거져 나왔다. 바바라는 보다 이익이 많이 나는 지역으로 글로벌 생산 기지를 바꿔왔다.

한국은 수년간 GM의 저비용 수출 허브였으며, 한때는 세계 생산량의 5 분의 1을 담당했다. 그러나 노동 비용의 급격한 상승, 한국 GM이 주로 생산하는 모델에 대한 수요 약화, 인접한 중국에 대한 막대한 투자로 한국 자회사의 경쟁력은 타격을 받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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